'71억 노쇼 사기'…캄보디아 '홍후이 그룹' 조직원 10명도 실형

검찰 기소한 42명 중 현재까지 22명 조직원 전원 실형

캄보디아에서 대규모 스캠 범죄를 저질러 강제 송환된 한국인 피의자들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2026.1.25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공공기관 등을 사칭해 71억 원대 '노쇼 사기'를 벌인 홍후이 그룹 조직원 10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7부(임주혁 부장판사)는 21일 범죄단체가입 등 혐의로 기소된 홍후이 그룹 팀장 A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직원 9명에게는 징역 1년 10개월부터 8년까지의 실형이 선고됐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 9일까지 캄보디아에서 공공기관과 병원 등 144개 기관을 사칭해 특정 거래처에서 물품을 대리 구매해 달라고 속인 뒤 대금을 가로채는 이른바 '노쇼 사기' 수법으로 피해자 210명에게서 71억 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단체 메신저 방에서 '홍후이 그룹'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으며, 조직은 중국인 총책과 중국인 관리책, 한국인 관리책, 팀장, 팀원 등으로 직급을 나눠 5개 팀으로 운영됐다. 조직원들은 캄보디아 현지 숙소에서 함께 생활하며 월 2000달러의 기본급과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팀원들은 다시 1선과 2선으로 역할을 나눠 활동했다. 1선은 범행 대상 업체 정보를 수집하고 위조한 명함과 공문을 보내 거래를 제안한 뒤 피해 업체를 2선과 연결했고, 2선은 위조한 사업자등록증과 견적서를 보내 물품 대금을 대포통장으로 송금하도록 유도했다. 범행이 실패하면 기존 시나리오를 수정해 재활용하기도 했다.

일부 피고인들은 "홍후이 조직이 아닌 중국인 B 씨가 만든 다른 조직에서 활동했다", "범행이 이뤄진 호텔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활동한 기간은 제외돼야 한다", "B 씨 집에 머물렀을 뿐 범행에는 가담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범행이 이뤄진 호텔에는 B 씨를 중심으로 한 8층 팀 외에도 여러 팀과 이를 관리하는 관리책이 있었다"며 "세부적인 수법에는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유사한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이어 "대포통장을 공유한 점 등을 고려하면 홍후이 조직과 동일한 총괄 체제 아래 있거나 최소한 연계해 범행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범행을 부인한 피고인도 명함 제작 등 범행의 필수적인 역할을 맡은 만큼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매우 치밀하고 조직적이며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피해를 줘 사회적 해악이 크다"며 "국외를 거점으로 범죄단체를 조직한 경우 실체를 밝히기 어렵고 범죄수익 추적도 쉽지 않아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 대부분이 확정적인 고의를 갖고 자발적으로 캄보디아로 출국해 범행에 가담했고 현재까지 피해도 회복되지 않았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홍후이 그룹 조직원 52명은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검거됐다. 이 가운데 3명은 자진 귀국했고 49명은 국내로 강제 송환돼 부산경찰청으로 압송됐다.

검찰은 지난 2월 이들 가운데 42명을 기소했다. 피고인 수가 많고 검거 시점 등이 달라 재판은 4개 사건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으며, 전날까지 22명이 모두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날 실형을 선고하면서 보석을 청구한 피고인 2명의 보석 신청도 기각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