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한, '음료테러 자작극' 시인하고도 지선 완주…"선거 유리하게 하려"
경찰 "지난 5월 소환조사서 범행 동기 진술"
병원·여론조사 의혹은 별건 수사…다음 주 송치
- 박서현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음료컵 테러' 자작극 의혹으로 지난 8일 구속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선거를 끝까지 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정 전 후보는 지난 5월 중순 경찰 소환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선거에 유리함을 얻기 위해서"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정 전 후보가 예비후보 등록 이후 선거가 어렵다는 고민을 주변에 지속해서 털어놓았고, 선거가 임박한 시점부터 공범 A 씨(30대·남)와 자작극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후보는 지난 4월 27일 부산 금정구 구서나들목 인근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중 A 씨가 차량 안에서 던진 음료를 피하려다 넘어져 뇌진탕과 근좌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A 씨를 긴급체포했지만,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이후 정 전 후보는 목 보호대를 착용한 채 경찰서를 찾아 A 씨의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두 사람이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했음에도 사건 이전 통화 기록이 확인되자 자작극 가능성을 의심하고 수사 방향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달 4일 정 전 후보 선거사무소를 압수수색하고 A 씨 휴대전화를 포렌식 해 사건 전 통화 기록을 확보했다. 이어 추가 증거를 수집해 공모 관계를 뒷받침하는 CCTV도 지난달 초 확보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A 씨는 정 전 후보 가족의 헬스 트레이너였으며 선거캠프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두 사람의 관계만으로 특별한 유착 관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사건 전 통화 기록과 범행 장소 외 다른 장소에서 확보한 CCTV 등을 토대로 공모 관계는 확인했지만 통화 내용이나 메시지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A 씨는 범행 이유에 대해 "정 전 후보를 도와주고 싶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금전적 대가가 오갔는지 여부는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정 전 후보는 '음료컵 테러' 사건 직후 부친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진단서를 발급받는 과정의 적정성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은 정 전 후보가 당초 해당 병원을 방문할 계획은 없었지만 선거사무소로 이동하던 중 병원에 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선거 기간 자작극 의혹 수사 내용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경찰의 '깜깜이 수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경찰은 선거 기간 자작극 의혹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당시에는 진술 외에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했다"며 "수사 내용을 공개하면 피의자들이 진술을 번복하는 등 수사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이 사건과 관련한 추가 입건자는 없으며 당시 현장에서 사진과 영상 촬영을 담당했던 선거캠프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공범 혐의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 전 후보와 A 씨의 금전 거래 여부와 추가 공모 가능성을 계속 확인한 뒤 다음 주 중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현재 정 전 후보의 자작극 의혹 사건과 별도로 학적 논란과 병원 진단서 발급 적정성,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등을 금정경찰서에서 수사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관련 의혹은 부산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별도로 들여다보고 있다.
wise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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