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부산시장 후보의 몰락…'음료컵 테러' 의혹, 결국 구속

(종합)법원 "증거인멸 우려"…학적·선거운동 동원 등 여타 의혹도 수사

6·3 지방선거 당시 '음료컵 테러' 사건의 자작극 의혹을 받는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8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정 전 후보와 음료컵을 던진 30대 남성 A 씨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다. 2026.7.8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지난 6·3 부산시장 선거 당시 '음료컵 테러' 피해를 호소했던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결국 자작극 의혹으로 구속됐다. 정 전 후보는 1988년생으로 가장 젊은 부산시장 후보로 '청년 정치'와 세대교체를 내세우며 주목받았던 정치인이 불과 몇 달 만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사건 전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지법 엄지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정 전 후보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입건된 공범 A 씨(30대·남)에 대해서도 심학식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전 후보는 이날 부산지법에 출석하며 "죄송하다. 모든 것은 법정에서 사실관계를 밝히겠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심사를 마친 두 사람은 검찰청 지하 통로를 통해 이동한 뒤 동래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다.

구속영장 발부로 경찰은 사건 경위와 공모 여부 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정 전 후보와 A 씨가 음료 투척을 사전에 계획했는지,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정 전 후보는 지난 4월 27일 부산 금정구 구서나들목 인근에서 선거운동을 하던 중 A 씨가 차량 안에서 던진 음료를 피하려다 넘어져 뇌진탕과 근좌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A 씨를 긴급체포했지만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이후 정 전 후보는 목 보호대를 착용한 채 경찰서를 찾아 A 씨에 대한 선처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사건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자작극 가능성을 포착했다. 지난 6월 4일 정 전 후보 선거사무소를 압수수색 했고, A 씨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두 사람의 사전 통화 기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정 전 후보와 평소 알고 지내던 전직 헬스 트레이너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자작극 의혹 외에도 정 전 후보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학적 논란과 부친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진단서를 발급받는 과정의 적정성, 정 전 후보 관련 여론조사기관 공정성 의혹, 부친 회사 계열사 직원 선거운동 동원 의혹 등 전반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이 후보 개인의 일탈을 넘어 정당의 공천 검증과 선거 문화 전반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개혁신당은 자작극 의혹이 불거진 뒤 공식으로 사과하고 자체 진상조사와 형사 고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영구 복당 금지 방침 등을 밝힌 바 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것 자체가 사안의 엄중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유권자를 기만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행위에 대해 사법당국이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 개인의 책임뿐 아니라 공천 과정에서 충분한 검증을 하지 못한 정당도 정치적 맥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유권자들도 정당이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공직선거법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의 성립 여부가 사건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지역의 한 변호사는 "유권자의 판단을 왜곡하려는 고의성과 경찰·구급대 등 공공기관의 행정력을 낭비하게 한 책임을 어떻게 볼지가 중요하다"며 "결국 공모 관계와 범행 경위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