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국가 핵심기술로 선박 엔진 부품 제조·판매 업자들, 2심도 집유

부산지법, 피고인·검사 항소 모두 기각

뉴스1 DB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거래처의 국가 핵심기술과 영업비밀을 빼돌려 선박 엔진 부품을 제조·판매한 업체 관계자들과 법인이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항소1부(이재덕 부장판사)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40대·남)와 B 씨(50대·남)에게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2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C 씨(50대·남)와 법인 2곳에 대해서도 원심과 같이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유지했다.

A 씨는 경쟁업체 관계자들과 공모해 선박 엔진 제조업체 H사의 국가 핵심기술과 영업비밀이 담긴 부품 제작도면을 유출하고 이를 이용해 부품을 제조하고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H사의 디젤엔진 제조 기술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한 조선 분야 국가 핵심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해외 유출 시 국가안보와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H사는 출입 통제와 보안규정, 비밀 유지 서약 등을 통해 관련 기술을 관리해 왔다.

경남 함안의 선박 엔진 부품 제조업체 D사 영업팀장이던 A 씨는 거래처인 H사의 선박 엔진 부품 제작도면 329개를 수시로 개인 노트북에 저장해 관리했다.

A 씨는 2021년 1월 부산 강서구 소재 선박용 기자재 생산·수출업체 E사 대표이사 B 씨에게 H사의 제작도면을 건넸다. B 씨는 이를 토대로 복제 도면을 만든 뒤 다시 A 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 씨는 같은 해 7월 D사에서 퇴사하고 E사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도면이 저장된 노트북을 가지고 나왔으며 2024년 1월에는 제작도면을 USB에 복사해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2021년 3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이 도면을 이용해 선박 엔진 부품을 제작해 E사에 판매하기도 했다.

D사 운영자 C 씨도 2021년 3월부터 2023년 2월까지 H사의 제작도면을 이용해 부품을 만들어 E사에 판매하는 등 A 씨의 범행에 가담했다.

A 씨는 이 사건 범행으로 963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했으며 E사도 해당 부품을 암시장에 유통해 약 1839만 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1심은 A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500만 원, B 씨와 C 씨에게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법인인 D사와 E사에는 각각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했으며 범죄수익도 추징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 회사가 시간과 비용을 들여 개발한 국가 핵심기술과 영업비밀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한 범행으로 피해 회사에 독점 판매력과 제품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죄질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일부 피고인은 같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후 피고인들과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항소심은 "원심 이후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며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