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도 부산, HMM 이전만으론 부족…해운거래시장 조성해야"
부산경실련 정책토론회서 참석자들 입모아 주장
"해운기업 본사 기능도 부산에 모아 클러스터 구축해야"
- 홍윤 기자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해양수산부와 HMM 등 해운기업의 부산 이전을 계기로 부산이 실질적인 해양수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앵커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해운거래·금융·법률 등 지식서비스 기능을 집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5일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부산경실련)이 개최한 '글로벌 해운선사 HMM 본사 부산이전과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발표자들은 "HMM 부산 이전만으로 해양수도는 완성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입을 모았다.
첫 발제자로 나선 정영석 국립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부 교수는 2028년 부산 동구에 들어서는 해사법원과 연계해 부산에 '해운거래시장'을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세계 상위권의 해운·항만 국가지만 물동량을 배에 실어 운송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고, 주기적으로 겪는 해운위기 극복도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국내 해운산업을 선진화하기 위해서는 해운거래시장이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해운거래시장이 형성되면 해운기업들이 불황기에 선박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고, 호황 사이클이 돌아오기 전 다시 선박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선업 기반이 사실상 사라진 런던이 선박거래시장과 해양금융 기능을 바탕으로 여전히 세계 해운시장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사례를 들며, 부산도 단순 항만 기능을 넘어 해운 지식서비스 중심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지난해 노르웨이 해양·경제 연구기관 메논 이코노믹스가 부산을 세계 선진해양도시 10위로 평가했지만, 이는 해운 분야보다 경남·울산 조선소와의 인접성 등에 따른 해양기술 부문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며 "세계 2위 환적항인 부산항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항만 현장을 보유하고도 본사 기능은 서울에 분산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박 매매와 용선 계약, 해운금융 조달, 해사법률 자문 등 본사 기능을 부산에 모아야 해운거래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며 HMM 본사의 완결적 이전, 해양판 다보스 포럼 성격의 '세계선·화주엑스포' 개최, 북항재개발지구의 해양비즈니스 특구 지정 등을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정하용 부산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해운기업 이전을 계기로 해양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선 중국 상하이와 그리스 피레우스 사례를 소개했다.
정 위원은 "피레우스에는 한국의 해양수산부에 해당하는 해양도서정책부가 이전했고, 중국도 베이징에 있던 국영 해운기업 코스코가 상하이로 본사를 옮겼다"며 "이들 도시는 단순히 기업 하나만 옮긴 것이 아니라 앵커기업을 중심으로 클러스터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하이가 세계 4위 항만도시로 도약한 요인으로 국제 해운중심 명문화, 세제·규제·특례 인센티브 패키지 제공, 선사 본사 집적, 보험거래소와 해사법원 등을 통한 금융·법률 기능 일체화, 단일 추진체계 구축 등을 꼽았다.
정 위원은 이를 부산의 실행과제로 연결해 글로벌 해운도시 특례법 또는 해양수도특별법 추진, 이전기업 집적단지 조성, 톤세제 등 세제 인센티브 제공, 영도·북항재개발지·중앙동을 잇는 '해양비즈니스벨트' 구축 등을 제안했다.
그는 "영도는 연구 기능, 북항재개발지구는 기업·금융 기능, 중앙동은 전통 해운산업 기능을 갖고 있지만 현재는 서로 단절돼 있다"며 "이들 권역을 하나의 해양비즈니스벨트로 연결해야 부산의 해양수도 기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제 이후 토론에는 정영석 교수를 좌장으로 김원배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 조영태 부산시 해양농수산국장, 최재원 부산지방변호사회 해사국제상사특위 부위원장, 전정근 HMM해상노조 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red-yun8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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