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보육원·삼청교육대 등 피해생존자 진실규명 신청…"국가폭력 배상"

피해자 "순경이 끌고 가 고아원 보내…남동생은 굶주림으로 숨져"

부산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과거사 공동지원단은 24일 오전 11시부산지법 앞에서 부산 우정보육원과 삼청교육대, 재소자 특별순화 교육 피해 생존자들에 대한 국가와 부산시의 공식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2026.6.24/뉴스1 박서현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국가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부산 우정보육원과 삼청교육대, 재소자 특별순화 교육 피해생존자들이 진실규명 신청과 함께 국가와 부산시를 상대로 책임 규명에 나섰다.

부산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과거사 공동지원단은 24일 오전 11시 부산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우정보육원 피해 생존자 16명에 대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 진실규명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재소자 특별순화 교육 피해 생존자들도 진화위 진실규명과 140명을 원고로 한 국가배상 소송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진실규명 접수 인원과 손해배상 청구 접수일, 청구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과거사 공동지원단은 우정보육원이 195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운영된 부산의 아동 집단수용시설로 이른바 '부랑아'와 연고가 있다는 이유로 아동들을 강제 수용해 폭행과 성폭력, 강제노역, 교육권 박탈 등 인권침해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피해 생존자들은 국가와 부산시가 시설 운영을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었음에도 인권침해를 방치했다고 호소했다.

또 삼청교육대와 재소자 특별순화 교육 과정에서도 영장 없는 강제 연행과 구금, 폭행과 가혹행위 등 국가폭력이 자행됐다고 밝혔다.

1964년부터 1971년까지 우정보육원에서 생활했다고 밝힌 피해생존자 임호연 씨는 "집 근처에서 세 남매가 놀고 있는데 순경이 와서 시청으로 데려간 뒤 곧바로 보육원으로 보냈다"며 "부모가 있는지, 집이 어딘지조차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조 배급품은 원장이 빼돌리고 아이들에게는 썩은 강냉이죽과 보리죽, 수제비를 줬다"며 "어린 여자아이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식모로 보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동생도 병과 굶주림으로 숨졌고 많은 아이가 구타와 질병, 굶주림 속에서 생활했다"며 "국가와 부산시는 당시 시설 운영을 방치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재소자 특별순화 교육 피해생존자 박영길 씨는 "하루 8시간씩 이어진 혹독한 훈련을 두 달 넘게 받았다"며 "당시 후유증으로 지금도 병원에 다니고 있다"고 토로했다.

우정보육원 피해 생존자 송철민 씨(가명)는 "국가는 과거 우리에게 부당한 폭력을 행사했고 지금이라도 피해 사실을 인정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진실규명과 함께 공식 사과와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생존자 대부분이 고령인 만큼 진화위와 법원은 신속하게 사건을 조사하고 심리해야 한다"며 "이미 세상을 떠난 피해자들도 있는 만큼 더 늦기 전에 국가의 책임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부산시에 △피해생존자 공식 사과 △신속한 배상 이행 △치유·관리 계획 수립 △추가 진실규명 및 구제 △수용시설 피해자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과거사 공동지원단은 "형제복지원과 영화숙·재생원 피해자들에 대한 진실규명과 국가배상 판결이 이어지면서 우정보육원과 삼청교육대 피해생존자들도 용기를 내 법적 절차에 참여하게 됐다"며 "진실규명 신청부터 국가배상 소송까지 전 과정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