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도와주겠다" 7억 편취하고 '1인 2역' 한 부산국토관리청 공무원
부산지법, 징역 4년 6개월 선고
- 박서현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건설업체 대표를 속여 7억 원 상당의 채권을 가로채고 공무원 직무 알선 명목으로 약 2억 원의 이익을 챙긴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소속 공무원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임성철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A 씨(50대·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A 씨에게 2억 1600만 원 상당의 추징을 명령했다.
A 씨의 친형 B 씨(60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방조)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A 씨는 국토교통부 산하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소속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중 2019년 3~12월 건설업체 대표 C 씨를 속여 B 씨 명의로 승소금 채권을 양도받는 방식으로 7억 원 상당의 채권과 강제집행 권원을 취득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공무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공사대금 관련 소송을 유리하게 이끌고 국가 측 항소를 포기하도록 해 승소금을 신속하게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말하며 공무원 직무 알선 명목으로 2억 16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혐의도 받는다.
당시 C 씨가 대표로 있던 건설업체는 다른 건설업체와 공동도급 방식으로 부산국토관리청이 시행한 국도 건설공사 2건을 진행했으나 2015년 자금난 등을 이유로 공동도급 관계에서 탈퇴한 상태였다.
조사 결과 A 씨는 형 B 씨 명의로 승소금 채권을 양도받으면 선급금 채무를 해결하고 남은 금액을 분배하겠다고 C 씨를 설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피해자에게 B 씨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처럼 행세하는 등 이른바 '1인 2역'을 하며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A 씨는 애초부터 C 씨에게 약속한 채무를 변제하거나 수익을 분배할 의사 없이 승소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할 생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실제 투자자가 아님에도 채권양수인 명의를 제공하는 등 범행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A 씨 측은 "C 씨와 판결금 분배 약정을 맺은 사실이 없고 채권 양도와 공정증서 작성 역시 당사자들의 합의에 따라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과 녹취록 등을 토대로 판결금 분배 약정이 존재했다고 판단했다. 또 A 씨가 처음부터 약정을 이행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를 기망했고 다른 공무원에 대한 알선을 명목으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해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며 "편취 금액이 많고 피해 복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다만 일부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wise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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