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군기지·미 항모 불법 촬영' 중국인 유학생 실형

재판부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에 상당한 위험 초래"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CVN-71) 2024.6.26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허가 없이 드론을 띄워 대한민국 군사기지 등을 촬영하고 촬영물을 중국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공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국인 유학생들이 실형과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10일 일반이적,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유학생 A 씨(40대)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군사기지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중국인 유학생 B 씨(30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23년 3월부터 2024년 6월까지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인근 여러 장소에서 9차례에 걸쳐 드론과 휴대 전화를 이용해 미군 항공모함과 군사기지를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7차례에 걸쳐 촬영물을 지인에게 중국 메신저 앱을 통해 공유한 혐의도 받는다.

B 씨는 A 씨와 함께 군사기지와 미군 항공모함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해 6월 25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정박한 미 해군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71·10만톤급)을 드론으로 약 5분간 촬영하다 순찰 중이던 군에 적발됐다.

조사 과정에서 확보된 불법 촬영물은 사진 172장과 동영상 22개 등 총 11.9GB 분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 씨 측은 일반이적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일반이적죄는 고의 외에 적국에 이익을 제공하려는 의사와 같은 특별한 목적까지 요구되는 범죄가 아니다"며 "이 사건 증거에 비춰 보면 일반이적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군함 자체가 군사시설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피고인 측이 제기한 주장에 대해서는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법 규정에 비춰 볼 때 운항 중인 군함 등은 군사시설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해당 부분은 무죄로 판단한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5년, B 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허가 없이 군사기지를 촬영했다"며 "특히 A 씨의 경우 군사시설 관련 정보를 노출해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이 적국이나 비호 국가, 단체 등에 유출됐다고 볼 만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지난 1월 초 이들에 대한 보석을 허가했으나 이날 실형이 선고된 A 씨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보석을 취소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