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보호 앱이라더니 외도 감시"…불법 감청 프로그램 업자 2심도 중형
회원 6000여명 가입·통화 녹음파일 12만 건 저장
"상대방 동의 없는 통화 녹음·청취, 통비법 위반"
- 박서현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자녀 보호용'으로 홍보된 감시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판매한 업체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2부(재판장 고법판사 박운삼)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앱 관련 업체 대표 A 씨(50대)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 추징금 19억 7400만 원을 유지했다.
함께 기소된 직원 B 씨(30대)에게는 원심인 징역 1년 6개월에 자격정지 3년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2019년부터 약 6년간 이른바 '자녀 보호용' 감시 앱을 제작·판매하며 이용자들이 피감시자의 통화 내용과 문자 메시지, 위치정보(GPS 정보) 등을 몰래 확인·녹음할 수 있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2021년 4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A 씨로부터 고용된 뒤 분담된 업무를 수행하며 월급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제작한 앱은 감시자용과 피감시자용으로 나뉘어 운영됐다. 피감시자 휴대전화에 앱이 설치되면 GPS 정보와 문자 메시지, 통화 내용 등이 자동으로 녹음·저장돼 서버로 전송됐다. 감시자는 별도 앱을 통해 이를 실시간으로 열람할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앱 아이콘과 알림이 표시되지 않도록 제작돼 피해자가 설치 사실을 알아채기 어렵게 했다. 광고에는 '실시간 전화 음성내역', '주변 소리 청취', '실시간 위치 확인' 등의 문구도 포함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홍보로 해당 앱을 내려받은 회원은 총 6008명이며 체험 기간 이후 일정 사용료를 지급한 앱 구매자는 총 98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기관이 확보한 서버 자료에는 통화 녹음파일 12만 2992개가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 측은 "이 사건 앱 판매는 일반적인 영업행위에 불과하고, 실제 설치 대상이나 사용 방식, 정보 조회 목적 등은 전적으로 구매자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며 "A 씨가 구매자들의 불법 녹음·청취 행위에 직접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친 적이 없어 공모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앱 사용이 기본적으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을 전제하고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앱 판매 자체가 아닌, 이를 이용해 전화 상대방 동의 없이 제삼자가 통화를 녹음·청취하는 행위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하며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공모관계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에 대해 "헌법이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한 범죄"라며 "앱 판매로 얻은 이익이 33억 원에 이르고 범행 기간도 약 6년에 달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B 씨에 대해서는 "A 씨에게 고용된 직원에 불과했고 월급 외 별다른 범죄수익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5개월 넘는 구금 생활 동안 범행을 깊이 반성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wise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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