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줄 알았던 아들이"…40대 노숙인 10년만에 가족 품으로

10년만에 가족과 상봉한 A 씨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부산 동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10년만에 가족과 상봉한 A 씨와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부산 동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실종상태로 법적으로 사망자였던 40대 노숙인이 10여년 만에 가족과 상봉했다.

부산 동구는 13일 부산소망종합지원센터의 도움으로 사망 말소 상태였던 40대 노숙인 A씨가 10년 만에 이름과 가족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A 씨는 IT 관련회사 서버관리실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부당한 업무지시 등으로 퇴사했다.

이후 해당지역에서 더이상 직장생활이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한 A 씨는 10여년 전 부산으로 이주, 새출발을 시도했지만 취업 등이 여의치 않아 4대 보험도 신고하지 않은 채 PC방 등에서 일을 해왔다.

그러나 A 씨는 PC방에서도 정착하지 못했고 고시원에서 총무로 일하며 머물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자신이 소유한 전자기기 등을 팔며 생계를 유지하다 올해 2월 사상역 인근에서 노숙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A 씨는 2월 공중전화를 통해 센터에 도움을 요청했고 현장상담 실시 후 센터 관계자와 함께 신분확인을 위해 인근 주민센터를 들렀다가 '실종선고로 인한 사망 말소' 상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A 씨가 법적으로 사망자가 된 것은 살던 곳을 떠난 직후 신분증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A 씨가 신분증을 분실한 가운데 뒤늦게 A씨의 부친이 실종신고를 했지만 근무하던 PC방 등에서 4대 보험 신고를 한 바 없고 젊은 나이로 주민센터나 병원을 들를 일도 없었던 만큼 행방이 묘연해진 것이다. 법에 따르면 부재자의 생사가 5년간 분명하지 않은 경우 이해관계인이나 검사의 청구로 실종선고를 하게 돼있다.

센터는 해당 사실을 확인한 직후 A 씨에 임시거주지인 응급구호방을 지원하고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실종선고 취소 심판 청구' 관련 상담을 요청했다. 이후 말소된 초본상의 주소지를 토대로 지자체 행정복지센터와 협력해 수소문 끝에 서울에 거주 중인 부친도 찾아냈다.

A 씨는 3월 센터에서 부모와 상봉했고 귀가하기로 결정했다. 또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으로부터 실종 선고 취소판결을 받고 주민등록 재등록 등 행정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를 담당했던 김세진 부산소망종합지원센터 사회복지사는 "신분 회복 없이는 복지혜택을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의 이웃들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red-yun8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