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유린' 덕성원 피해자들, 재단 상대로 4000만원 손배소 제기

덕성원피해생존자협의회는 23일 오후 1시 부산지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덕성원 인권침해 사건과 관련해 A 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2026.4.23 ⓒ 뉴스1 박서현 기자
덕성원피해생존자협의회는 23일 오후 1시 부산지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덕성원 인권침해 사건과 관련해 A 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2026.4.23 ⓒ 뉴스1 박서현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인권 침해가 발생했던 부산의 '덕성원' 인권침해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들이 시설 운영 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덕성원피해생존자협의회는 23일 오후 1시 부산지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덕성원 인권침해 사건과 관련해 A 재단(옛 사회복지법인 덕성 보육원)을 상대로 1인당 1000만 원씩 총 4000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덕성원 인권침해 사건은 국가와 지자체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이 일부 인정됐지만 실제 불법행위를 저지른 시설 운영 주체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단체의 법률 대리인 임재성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는 "그동안 집단수용시설 사건은 국가의 관리·감독 책임을 중심으로 다뤄졌지만, 시설 자체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덕성원은 현재까지 동일 법인이 존속하고 있어 사용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덕성원 내부에서 벌어진 폭행과 강제노역, 성폭력 등은 당시 직원들이 저지른 불법행위로 이를 고용한 운영 주체인 A 재단 역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소송 쟁점으로는 소멸시효 문제가 제기됐다. 임 변호사는 "국가배상 소송에서는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에 대해 소멸시효를 넘어선 판례가 축적돼 있지만 민간 시설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선례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덕성원 사건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 결정 이후 3년이 지나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아동 시기 장기간 수용됐던 특수성 등을 고려할 때 소멸시효 적용을 배제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소송은 단순한 배상을 넘어 재단 측의 공식적인 사과와 책임 이행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소송 과정에서 조정 절차 등을 통해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구체적인 책임 이행 방안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단체는 이날 오후 1시 부산지법 동부지원에 A 재단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의 소장을 접수했다.

한편 덕성원 사건은 1970~90년 덕성원 운영진들이 당시 국가 정책에 따라 데려간 원생들을 상대로 강제 노역, 구타 및 가혹행위, 성폭력 등 인권침해를 일으킨 사건이다.

부산시는 당시 아동복지법 등 법령과 공문을 통해 덕성원에 아동 수용과 전원 등을 지시했고, 덕성원은 국가와 시의 보조금으로 시설을 운영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단체는 국가와 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며, 부산지법 민사1부(이호철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24일 덕성원 피해자들이 대한민국과 부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당시 재판부는 덕성원 사건은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에 해당해 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같은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