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따라 여기는 미국 땅" 주장…체류 연장 안 한 70대 교포 벌금형

부산고등·지방법원 전경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고등·지방법원 전경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국내 체류 기간이 만료됐는데도 연장 허가를 받지 않고 체류한 70대 재미교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미국 국적 A 씨(70대·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2023년 12월 10일 체류 기간이 만료됐음에도 같은 해 11월 11일부터 한 달간 체류 기간 연장 허가를 받지 않고 국내에 머문 혐의를 받는다.

A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미국 국적을 가진 투자 기업인으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규정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며 "대한민국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한 재판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자유무역지대 창설에 따라 미국 영역에 해당하고 외국인등록 대상에서도 제외된다"며 "외국인등록증과 외국국적동포 국내거소신고증을 반납한 만큼 체류 기간 연장 허가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출석요구 없이 영장 없이 체포하는 등 적법절차 위반이 있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고인의 체류 기간 연장 허가 여부에 관한 것으로 미국의 주권적 활동과는 무관하다"며 "국가 간 무역이나 분쟁에 해당하지 않아 한미 FTA 규정에 따라 재판권이 배제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미국 국적자라는 사정만으로 출입국관리법 적용이 제외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체류 기간 연장 허가 의무와 관련해서도 관련 법령이나 한미 FTA 규정은 단순히 미국 시민권자라는 이유만으로 체류 기간 연장 허가를 면제해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가 범칙금 100만 원의 통고처분을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체류 기간 연장 의무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봤다.

적법절차 위반 주장에 대해서도 "출입국관리 공무원이 긴급 보호 요건에 따라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체류 기간이 만료됐음에도 연장 허가를 받지 않고 장기간 체류한 점에서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출입국관리 정책의 실효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