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초읽기’ 금양, 삼엄한 분위기 속 정기 주총 개최

경영진 책임론 공방·대립으로 경찰 출동하기도
주주들 "당국·경영진 동시 책임…상장폐지 막아야"

31일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부산 사상구 금양 본사 앞. 주총은 경찰이 출동하는 등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2026.3.31 ⓒ 뉴스1 홍윤 기자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한때 부산 지역 이차전지 대장주였지만 현재 상장폐지 위기를 겪고 있는 금양의 2026년 정기 주주총회가 부산 사상구 본사에서 31일 열렸다.

이날 주총 현장은 주주와 직원 간의 실랑이로 경찰이 출동하는 등 삼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출입가능 인원이 철저히 제한됐으며 주주와 회사 직원의 말다툼으로 경찰이 이를 중재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주총은 오전 10시 시작해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까지 진행됐다. 재무제표 승인, 이사 및 감사 선임 등 간단한 안건에도 불구하고 향후 계획 등에 대한 논의로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참석자들에 따르면 경영진의 책임 등을 두고 주주 간 대립도 있었다. 크게 번지지는 않았지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는 전언도 나왔다.

특히 장호철 금양 경영기획팀장에 대한 이사 재선임 여부를 두고 책임 공방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장호철 이사 재선임 안건 자체는 97%가 넘는 찬성률로 가결됐다.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금융 당국과 경영진의 책임론을 동시에 제기했다.

길어진 주총에 바람을 쐬러 나온 한 주주는 “금양의 거래정지 사태는 금융당국의 유상증자 승인 지연으로 주가 급락 및 증자 철회로 이어진 데 따른 결과”라며 “지난해 더 큰 규모로 실시됐던 삼성SDI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승인됐지만 금양은 4개월간 결정이 미뤄졌다”고 강조했다.

실제 금양은 2024년 9월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으며 장기간 지연된 바 있다. 따라서 기대 가치 달성이 어렵게 됐다는 이유를 들어 회사는 지난해 초 이를 철회했고 한국거래소로부터 벌점을 부과받으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고 주식 매매거래도 정지됐다.

또 다른 주주는 “이럴 때일수록 류광지 회장이 직접 나서 국내 최초 4695 원통형 배터리 개발 성공을 앞세워 적극적인 IR을 실시하고 이를 중계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 행보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금양의 경영정상화를 기원하는 주주 현수막 2026.3.31 ⓒ 뉴스1 홍윤 기자

한편 금양은 다음 달 14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아 23일까지 당국에 개선계획 이행 내역서를 제출해야 한다. 내역서에는 회사는 재무 상황 개선 상황 등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게 된다. 최종 상장 유지 여부는 5월 중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평가다. 지난 23일 2년 연속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주변 분위기를 살피기 위해 현장에 왔다는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이의제기나 가처분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상장폐지로 가는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이번 주총에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투자유치를 추진하는 등으로 상장폐지를 막겠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또 투자금 확보 및 경영 정상화 등을 위해 류 회장의 보수도 전액 삭감했다고 밝혔다. 일부 주주들은 다음 달 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정문 앞에서 상장폐지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red-yun8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