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년 전 그날처럼"…구포역 광장 가득 메운 '대한독립 만세' 함성

부산 구포역 광장서 '제26회 구포장터 3.1만세운동' 기념행사 개최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이 29일 오전 부산 북구 구포역 광장에서 열린 '제26회 구포장터 3·1만세운동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3.29/뉴스1 ⓒ News1 임순택 기자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2026년 3월 29일 일요일 오전, 부산 북구 구포역 광장은 평소와 다른 비장함과 활기로 가득 찼다. 107년 전 오늘, 이곳 구포장터에서 울려 퍼졌던 뜨거운 만세 함성을 기억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과 학생들의 얼굴에는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다.

부산 북구는 이날 오전 구포역 광장 특설무대를 중심으로 지역 주민과 학생, 보훈단체 회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6회 구포장터 3.1만세운동 기념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1919년 3월 29일 상인과 농민, 노동자들이 주축이 되어 일으켰던 부산의 대표적인 민중 주도 독립운동을 기리는 자리다.

대형 태극기를 앞세운 참가자들이 광장을 가득 메운 채 연신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자,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까지 발걸음을 멈추고 태극기를 흔들며 화답했다.

이어 광장 한복판에서는 107년 전 그날의 긴박했던 구포장터를 생생하게 되살린 창작 단막극이 펼쳐졌다. 장꾼으로 위장한 청년들이 봇짐 속에서 태극기를 꺼내 들고 시위를 주도하는 모습, 체포된 동지들을 구하기 위해 일제 헌병의 총검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주재소로 돌진하는 맹렬한 투쟁 장면이 연출되자 광장 곳곳에서는 박수와 뭉클한 탄성이 쏟아졌다.

29일 부산 구포역 광장에서 열린 구포장터 3·1 만세 운동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2026.3.29/뉴스1 ⓒ News1 임순택 기자

특히 이번 행사의 구심점 역할을 한 '구포장터 3.1운동 기념비'는 광복 50주년이었던 지난 1995년 선열들의 항일 정신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건립된 상징물이다. 지식인이나 학생 위주였던 타지역 시위와 달리 1000여 명의 평범한 상인과 농민들이 주도했던 민중 항쟁이라는 역사적 가치와 함께, 옥고를 치른 42명의 독립유공자를 비롯한 이름 모를 희생자들의 애국혼을 오늘날까지 오롯이 증명하고 있다.

김태식 북구의회 의원은 "부산 지역 최대 규모의 항일 민중 운동이었던 구포장터 3.1 만세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기념비 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현재 기념비가 위치한 곳은 공간이 협소하고 구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접근하여 뜻을 기리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고 지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지적했다.

'구포장터 3.1운동 기념비'. 2026.3.29/뉴스1 ⓒ News1 임순택 기자

이날 광장을 찾은 한 주민은 "교통의 요지인 평화로운 구포역 광장이 과거 선조들이 피 흘리며 투쟁했던 치열한 역사의 현장이라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행사에 참여한 고등학생 이 모 군(17)은 "교과서에서만 보던 역사를 눈앞에서 재현해 보니, 선조들의 용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실감 난다"며 "앞으로 구포역을 지날 때마다 이 함성을 기억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양 모 씨(65)는 "구포장터 만세운동은 지식인뿐만 아니라 시장 상인, 농민들이 주축이 되었다는 점에서 더 뜻깊다"며 "이러한 자발적인 민중 항쟁 정신이 부산의 진정한 힘"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구포역 광장에서 덕천초등학교까지 시가행진 모습. 2026.3.29/뉴스1 ⓒ News1 임순택 기자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은 "107년 전 구포장터에서 울린 독립의 함성은 단순한 외침이 아니라 역사를 바꾸겠다고 선언한 위대한 출발점이자, 자유와 독립을 향한 굳건한 의지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기념식을 통해 선조들의 숭고한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북구의 자랑스러운 역사에 큰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limst6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