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로 원유 운반선 운임 3배 증가, 물동량은 80% 감소"

해진공 보고서…호르무즈 해협, 실질적 통항 중단 상태
"사태 장기화 되면 우리나라 원유 수급도 차질 불가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상황에 따른 해운·물류 영향 분석’ 보고서 표지 (해진공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최근 중동사태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위기에 직면하면서 원유 운반선의 주요 노선 운임이 보름 만에 3배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동량도 약 80% 감소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4일 발간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상황에 따른 해운·물류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교역량의 약 34%,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교역량의 약 20%가 거쳐가는 요충지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원유 도입의 70%가량을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중동항로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일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고조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커지면서 운임이 급등하는 등 공급망 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동사태로 인해 일별 호르무즈 해협통과 물동량이 올해 평균 대비 86% 줄었다. (해진공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먼저 이달 3일 기준 대형 원유 운반선(VLCC)의 중동–중국 노선 운임이 지난달 13일 대비 약 3.3배 올랐다. 선박들이 중동 지역의 위험을 피해 대체 선적지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된 데다 우회 운항에 따른 운송 거리 증가로 전체적인 운수 효율을 나타내는 ‘톤 마일’ 수치가 상승해 운임변동성이 확대된 것이 요인으로 분석된다.

물동량도 '실질적 통항 중단 상태'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급감했다. 지난 1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3척으로 물동량도 2813kb(천 배럴)에 그쳤다. 이는 올해 평균 36척, 1만9813kb에 비해 물동량 기준 86% 감소한 것이다. 원유선을 중심으로 한 통항 선박 감소와 함께 전쟁 보험료 제한 및 취소 확대, 보험료 급등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따라서 사태가 장기화 되면 우리나라의 원유수급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항 제한이 한 달간 지속될 경우 전 세계적으로 원유 도입분 약 300항차, LNG 도입분 약 100항차 수준의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해진공은 보고 있다. 국내의 경우 원유 약 40항차, LNG 약 8항차 도입의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석유시장도 움직이고 있다. 지난 2일 하루 동안에만 상하이국제에너지거래소 7월물 아시아–북유럽 항로 운임선물 가격이 약 15%p 상승했다.

컨테이너 해운시장에서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해운 분석기관 라이너리티카(Linerlytica) 분석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항로에는 약 340만 TEU 규모의 선복이 투입된다. 이는 전 세계 컨테이너 선복의 약 10% 수준으로 통항 제한이 장기화할 경우 선복 및 컨테이너 장비 부족, 아시아 주요 항만 혼잡 등의 문제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물론 아직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와 같은 주요 컨테이너 운임지수에 반영되지는 않았다. 컨테이너운임지수가 주간 단위로 발표되는 만큼 아직 이번 사태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향후 이번 사태로 인한 여파가 반영되면 운임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안병길 해진공 사장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상황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동 정세와 해상 운임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해상 공급망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해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red-yun8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