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집권적 지역발전 한계…'지역순환경제'로 기초체력 키워야"

지역순환경제전국네트워크, 부산서 '5극 3특' 긴급 토론회

지난 4일 부산 밭개마을센터에서 열린 '5극 3특, 지역균형발전 담보할 수 있나' 토론회 2026.02.04/뉴스1 ⓒ News1 홍윤 기자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정부의 '5극 3특' 정책에 따라 전국적으로 행정통합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지역순환경제' 정책을 통해 기초체력부터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역순환경제전국네트워크(지순넷)은 4일 부산 밭개마을센터에서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5극 3특, 지역균형발전 담보할 수 있나'를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부산 출신 경제학자 양준호 인천대학교 교수는 현재 지역경제를 "구멍 난 양동이"라 비유하며 "지역에서 사업활동을 벌이는 대형 유통자본, 대기업, 시중은행 등이 지역에서 창출하는 부를 대부분 본사가 있는 수도권에 헌납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양 교수는 "지역 재화 유출이 산업, 정보 및 기술, 기업본사, 사람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데 덩치만 키우면 지역이 살아날 것이라 보는 것은 과학적이지 못한 대응"이라며 "5극 3특 초광역화 구상이 공공기관 지역이전, 경제권 통합, 광역 교통망 구축, 예산지원 등 하드웨어에 대한 논의에 국한돼 있다"고 비판했다.

발제를 맡은 양준호 인천대학교 교수. 2026.02.04/뉴스1 ⓒ News1 홍윤 기자

그러면서 그는 "일본의 슈퍼 메가리전 정책의 재현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일본의 슈퍼 메가리전은 도쿄, 나고야, 오사카 등의 권역을 초고속 자기부상철도로 묶어 초광역 경제권을 만들어내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도쿄와 오사카를 48분에 연결하는 '리니아(자기부상)신칸센' 등과 같은 광역교통망이 진행됐지만 현재는 도쿄 집중 현상을 심화시키는 등의 문제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중앙집권적 사업구조 등이 실패의 요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양 교수는 "단순 공모사업, 보조금, 공공기관 이전 등 중앙집권적 방식으로 진행되는 지역균형발전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지역의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이를 위해 그는 대형자본이 지역에서 벌어들이는 재화의 재투자를 의무화하는 '지역재투자법'이나 본사를 지역에 두도록 하는 '지역본사제'와 같은 자본을 공간적으로 재배치하는 정책과 지역화폐 사용처를 B2B나 B2G까지 확대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또 지역공공은행을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역공공은행은 지자체 및 시민의 출자로 만들어지는 은행으로 시 예산과 지역재투자법에 따라 기업이 재투자하는 금액을 운용하는 역할을 한다. 지역 시민사회와 협업을 통해 용처를 정하고 시 예산이나 시민의 출자금으로 형성되는 자금 대부분을 지역에 재투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노스다코타주립은행 등이 대표적 예시로 꼽힌다.

토론에서는 '공간사회학자' 김성균 박사, '동백전의 아버지' 곽동혁 전 부산시의원, 김용재 광주 지역순환경제연구소 소장, 이상헌 지순넷 사무처장, 박기헌 화폐민주주의연대 운영위원 등이 나섰다.

이들은 현재 추진되는 5극 3특 정책이 중앙정부 주도의 하향식 추진 방식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지역 스스로 살림을 꾸려나갈 수 있는 '자생적 광역경제권'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지역순환경제전국네트워크는 2021년 부산에서 창립식을 열고 활동을 시작한 전국 단위 단체다.

red-yun8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