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관 직원 사칭' 사기·공갈로 1억 뜯은 40대 징역형

부산고등·지방법원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고등·지방법원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정보기관에서 근무하는 척하며 피해자를 속이거나 협박해 1억 원 넘게 돈을 뜯어낸 4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단독(김현석 부장판사)은 사기·공갈 혐의로 기소된 A 씨(40대)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A 씨는 2020년 9월부터 2022년 2월 3일까지 피해자 B 씨를 상대로 자신이 정보기관에 근무하는 것처럼 속이거나 협박하는 방식으로 1억 4500만 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각 분야 전문가와 그들을 필요로 하는 앱을 통해서 B 씨에게 접근했다. 당시 B 씨는 영어 강사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찾고 있었다.

A 씨는 당시 B 씨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난 세관에서 일종의 수사관 같이 근무한 적도 있고, 알고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다"는 취지의 말로 속였다. A 씨는 "선생님들은 연봉제로 계약해 회사에서 돈을 지급하는데, 분할로 받으면 돈을 더 줄 수 있다"며 "대신 세금과 수수료를 내라"고 요구했고, B 씨는 A 씨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지급했다.

A 씨는 또 2021년 11월엔 B 씨를 상대로 "연봉을 처리해 주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 가야 하는데 신용카드를 빌려달라. 내가 결제하는 순간 돈은 바로 채워질 것"이라고 속여 신용카드를 받은 뒤 사용했다.

A 씨는 또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B 씨가 타인에게 알려준 것을 문제삼아 "국정원 직원의 생명은 정보인데 유출되는 바람에 난리가 났으니 합의금을 내놔라"며 돈을 뜯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B 씨는 나와 연인관계로 발전하기 직전 단계였고, 진행 중인 상간녀 소송 위자료를 내게 준 것"이라며 "신용카드 사용에 대해선 여행 경비라고 사용한다는 사실을 피해자가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받은 돈을 개인 채무 변제나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고, 피고인과 나눴던 대화 내용 등을 봤을 때 B 씨가 A 씨 여행에 대해선 몰랐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범행 수법과 피해 규모를 봤을 때 죄질이 나쁘고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 일부에 대해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ilryo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