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경남지사 "행정통합, 이대로라면 졸속…갈등비용 더 클 것"(종합)
"재정 분권 및 자치권 강화 특별법 제정 선행돼야"
2028년 목표 행정통합 단계적 로드맵 제시
- 이주현 기자, 홍윤 기자
(부산=뉴스1) 이주현 홍윤 기자 = 중앙정부가 행정통합과 관련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이를 두고 "지방과의 협의 없는 졸속 추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졸속으로 추진될 경우 행정통합을 통해 얻는 효과보다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형준 시장과 박완수 지사는 28일 오전 부산신항에서 열린 부산·경남 공동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제시한 '4년간 20조 원 지원안'에 대해 "지방과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제시된 방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행정통합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재정 분권과 자치권 강화를 담은 특별법 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최소 6대4 수준으로 개선하고, 통합 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재정을 운용할 수 있는 완전한 자치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시·도는 특별법을 통해 세율 구조가 개편될 경우 연 7조7000억 원 이상의 재원을 항구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정부가 제시한 4년간 20조 원 규모의 한시적 재정 인센티브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박 지사는 "현재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약 8대2 수준으로, 보조금 제도 역시 대부분의 사업 내용을 중앙정부가 결정해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현행 보조금 체계로는 지방정부가 중앙정부 사업을 집행하는 기관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치권 역시 지방의회 입법권과 자치조직권이 대통령령이 정하는 범위로 제한돼 있다”며 “지방정부라는 명칭에 걸맞게 지방에서 조례로 입법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입법권이 부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도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행정통합은 정치적 바람에 따라 통합을 강권하는 방식으로, 자칫 '배고프다고 독이 든 떡을 먹으라는 꼴'이 될 수 있다"며 "분권 구조로 국가 운영 시스템을 혁신하자는 행정통합의 본래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8개 시·도가 협의회를 구성해 국가 구조를 분권형으로 전환하는 원칙을 담은 기본법을 마련하고,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내용은 특별법에 담아 추진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행정통합 인센티브 방식이 자칫 새로운 지역 간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박 시장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방안은 어디는 인센티브를 주고 어디는 주지 않거나,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일부 지역에만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통합에 참여하지 않는 지역이 소외되는 구조"라며 "전북 등 통합 대상이 되지 않는 지역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틀과 특별법을 먼저 마련한 뒤 통합을 추진해야 지역 갈등 없이 행정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지사도 "(이런 방식의 통합으론) 갈등 비용이 통합으로 얻는 이익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지방자치는 기준과 원칙에 따라 추진돼야 하는데, 통합 여부에 따라 어디는 재정을 더 지원하고 어디는 배제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들었다.
양 시·도는 이러한 특별법 제정을 전제로 2028년을 목표로 행정통합을 완료하겠다는 단계적 로드맵도 제시했다. 로드맵에는 올해 내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내년에 통합 자치단체의 권한과 책임을 담은 특별법을 제정한 뒤, 2028년 통합 자치단체장 선거를 통해 행정통합을 완성한다는 구상이 담겼다.
아울러 행정통합 추진을 위한 '대정부 건의문'도 함께 발표했다. 건의문에는 △입법·조직 등 독립적인 지방자치의 기틀 확보 △국세·지방세 비율 조정을 통한 자주재정권 확립 △특화 산업에 대한 파격적 지원을 위한 지역 경제·산업 육성 및 관리권 이양 △지역 핵심 정책 추진 권한 확보 △지역 개발 정책 추진에 대한 자율권 보장 등이 포함됐다.
특히 부산·경남이 북극항로 시대의 전진기지로 도약하기 위한 과제로 '트라이포트(항만·공항·철도) 연결성 강화'를 제시하며, 가덕신공항과 부산항 신항 등 핵심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2wee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