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반얀트리 신축 공사장 화재 후 11개월…공사 재개 언제?
화재로 작업자 6명 사망…용접 중 불똥 원인 추정
시행사·기존 시공사 등 관계자 재판행…"혐의 부인"
- 장광일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갑자기 번쩍하는 빛이 나더니 폭발음이 나면서 검은 연기가 하늘을 덮었어요"
지난해 2월 14일 오전 10시 51분쯤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신축 공사장에서 불이 났다.
인명구조를 위해 헬기가 투입되는가 하면, 사고 발생 지점 인근 8~11개 소방서의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가 발령되기도 했다.
8시간여 만에 꺼진 이 불로 작업자 6명이 숨졌고, 소방관 1명과 작업자 26명이 다치거나 연기를 마셨다.
수사 당국은 합동감식을 벌여 지상 1층 배관 관리실에서 용접작업 중 발생한 불똥이 바로 아래에 있는 수처리 기계실 천장 배관으로 튀어 불이 시작됐다는 결론을 냈다.
◇관리자·소방시설 없던 공사 현장
현행법상 특정 규모 이상 공사 현장에는 안전관리에 기술적인 조언이나 지도를 하는 '안전관리자', 안전관리자를 지휘하고 현장 위험 조치 등을 관리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관리책임자) 등이 있어야 한다.
이 현장의 경우 A 하청업체의 직원이 안전관리자, 같은 업체의 소장이 관리책임자를 맡아왔다. 그러나 안전관리자를 맡은 직원은 지난해 12월 퇴사했으며 관리책임자를 맡은 현장소장은 당일 반얀트리가 아닌 다른 공사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화재 감지기 등 설계 도면 상엔 표기돼 있으나 실제로는 설치되지 않은 소방 시설이 다수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 당시 건물은 사용 승인을 받은 상태였는데, 사용 승인을 받기 위해선 시공된 소방시설과 도면, 계산서 등 준공 도서가 일치해야 한다.
◇사용 승인 과정에선 뇌물 오가
부산 반얀트리 리조트 공사의 시행사 '루펜티스'는 2024년 11월 27일까지 공사를 완료하고 기장군청으로부터 사용승인을 받는 조건에 따라 여러 금융기관에 3250억 원가량 대출을 받았다.
조건을 지키지 못할 경우 시공사 '삼정기업'과 '삼정이엔시'는 대출 약정에 따라 시행사가 갚지 못한 2438억 원의 채무를 갚아야 했다. 그러나 약속된 준공일 당시 공정률은 부족한 것을 조사됐다.
이에 시공사와 시행사는 금융기관 측에 같은 해 12월 20일까지 준공 기간 유예를 요청했다. 동시에 감리업체 직원, 인허가 관련 기관 공무원 등에게 뇌물을 주고 공사가 완료된 것처럼 허위로 여러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거나 검사 조서를 작성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정에 선 시행사·시공사 관계자들 "혐의 부인"
먼저 시공사와 A 업체 관계자들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시공사 측은 "하도급 업체가 보고하지 않은 '무단 작업'에 의해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했다. 반면 A 업체 측은 "무단 작업이 있었다는 점에 대해 동의할 수 없고, 소방설비가 제대로 작동했더라면 피해자들의 사상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위 보고서와 관련해선 시행사, 시공사 관계자 등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섰다. 시행사 측은 "주도적으로 뇌물공여에 관여하지 않았다", 시공사 측은 "당시 '이 정도면 감리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므로 허위 보고서를 작성하게 한 것이 맞는지 검토해 봐야 한다"고 했다.
2개 사건 모두 피고인들이 혐의를 부인함에 따라 법리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기장군청, 기장소방서 등 인허가 관련 기관 공무원 등은 검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사, 공사 재개 준비 중
기존 시공사의 회생 신청, 부산노동청의 작업 중지 명령 등으로 반얀트리 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시간이 흘러 지난해 11월 시행사는 기장군에 착공 신고를 접수했고, 그 다음 달 '쌍용건설'을 새 시공사로 정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새 시공사는 건축법에 따라 군에 시공사 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다만 유해 위험 방지 계획서 등 서류에 보완이 필요해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다.
작업 중지 명령은 쌍용건설의 요청으로 조건부 해제됐다.
노동청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했던 만큼 화재 비상 대피 훈련 시, 옥상층 천공 마감 작업 등 위험해 보이는 작업 시 감독관이 자리에 있을 것이 해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사가 재개되면 관련 일정을 받을 예정"이라며 "다만 아직 접수된 공사 일정은 없다"고 했다.
ilryo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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