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아이들, 단속반에게 성폭행 당해" 부산 영화숙·재생원 피해자들 '증언'
"국가 무책임한 행동으로 우리가 고통을 당했다"
- 장광일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1960년대 부산지역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영화숙·재생원 인권침해 사건 피해자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수용 생활에 대해 증언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민사11부(이호철 부장판사)는 이날 영화숙·재생원 인권침해 사건 피해자와 유족 등이 대한민국과 부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2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법정에는 영화숙·재생원 피해자 4명이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이들은 "당시 강제 노역에 동원됐고 물이나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며 "도망을 시도했으나 인근 군부대 소속 군인 또는 단속반 형들에 의해 다시 시설로 잡혀 돌아갔다"고 증언했다.
또 "몇몇 이쁘장하게 생긴 남자 아이들은 단속반에게 성폭행을 당하기도 했다"며 "일하다가 다치는 경우엔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병원에 가게 되더라도 제대로 된 대우를 못받았다"고 했다.
이어 "실제로 죽는 아이들도 있었는데, 시신은 이불에 돌돌 말려진 채 옮겨진 뒤 시설 인근에 묻혔다"며 "사망진단서가 발급된 경우도 몹시 드문 사례라는 것을 최근 들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증인들은 이외에도 당시 생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했다. 방청석에 앉아있던 다른 피해자들은 울먹이거나 한숨을 쉬기도 했다.
한 증인은 "내가 글자 하나 제대로 못배웠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가족이랑 연결이 다 단절됐다" 등 힘들었던 점을 이 자리에서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증인은 "국가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우리가 이렇게 고통을 당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진실을 잘 밝혀 주시고 불쌍한 영혼들은 죽어서나마, 살아있는 사람들의 사람들도 억울했던게 밝혀지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원고 측 변호인은 다음 기일에 PPT를 이용한 최후변론, 피해자 5명은 최후진술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건 다음 기일은 다음 달 24일 부산지법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진실화해위는 2023년 8월 이 사건 직권조사에 나서 원생들이 중대한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영화숙·재생원피해생존자협의회와 민변 부산지부는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위·수임 계약을 체결, 6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ilryo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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