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처음 만난 명태균-강혜경, 김영선 돈거래 두고 불꽃 공방

강혜경 "공천 대가" vs 명태균 "정당한 급여"
미래한국연구소 실질적 소유 두고도 맞서

명태균 씨가 10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 출석하기 전 창원지법 법정동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5.11.10/뉴스1 강정태 기자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와 명 씨 의혹의 최초 제보자인 강혜경 씨가 10일 법정에서 처음 만나 공천 대가 돈거래 혐의 사건의 각종 쟁점을 두고 불꽃 튀는 진실 공방을 벌였다.

명 씨 측은 이날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인택)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6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강 씨를 상대로 김영선 전 의원과의 돈거래는 공천 대가가 아닌 급여 명목이었고, 여론조사업체인 미래한국연구소(미한연)의 실소유주는 명 씨가 아니라는 주장을 집중적으로 펼쳤다.

명 씨 측은 이날 강 씨가 다른 이들과 나눈 각종 통화녹음과 메시지 등을 공개하며 "강 씨는 명 씨가 김 전 의원실에서 총괄본부장으로 일하며 급여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을 알고도 언론에 나가서는 공천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얘기한다"며 "검찰 조사에서도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 씨는 "명 씨는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공천을 준 이유가 명 씨와 명 씨 자녀를 평생 책임지라고 했기 때문에 이 돈(세비 절반)을 받는다고 여러차례 직접 얘기했었다"며 "전화 녹취도 있다"고 반박했다.

명 씨 측이 "공천 대가였다면 은밀하고 비밀스러운 돈인데, 버젓이 강 씨 통장으로 송금하고 이를 인출해 명 씨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사용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하자 강 씨는 "처음부터 김 전 의원이 명 씨에게 직접 현금으로 전달했으면 이런 사건까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맞섰다.

명 씨 측은 지난해 9월 22일 강 씨와 피플네트웍스(PNR) 서명원 대표 간 통화녹음을 법정에서 공개하면서 "이 녹음에서 강 씨는 명 씨가 미한연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영업사원이라고 얘기한다"며 "서명원 씨에게 거짓말한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강 씨는 "명 씨가 자신을 서 씨에게 영업사원이라고 얘기했고, 나에게도 항상 본인은 영업사원이라고 계속 세뇌를 시켰는데 명 씨가 실질 운영자라는 것을 다시 길게 설명하기 싫어서 얘기하던 대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명 씨 측이 "명 씨는 미한연과 상관이 없다. 소장인 김태열이 명 씨에게 미한연 영업을 도와달라고 해서 영업을 했을 뿐"이라고 말하자 강 씨는 "미한연 운영은 명 씨가 다 했고, 나에게 지시한 것도 김태열 소장이 아닌 명 씨였다"고 맞섰다.

이날 강 씨는 지난 20대 대선 과정에서 명 씨의 지시로 여론조사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 주신문에서 '지난 20대 대선에서 명 씨 지시로 여론조사 조작이 있었는지' 물음에 "표본 수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여론조사를 조작했고, 본인이 원하는 사람을 당선시키기 위해 여론조사를 조작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날 강 씨와 명 씨의 대면은 지난해 명 씨 의혹 사건이 불거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강 씨에 대한 증인신문은 11일까지 이어진다. 11일 공판에서는 김 전 의원의 반대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