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도시 거제…외국인 근로자 급증 속 지원센터 자리매김

거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개소 후 반년간 2500명 이용
고충 상담 및 언어·법률 교육 제공…'인식 개선' 캠페인도

거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전경.(거제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거제=뉴스1) 강미영 기자 = 조선업 중심으로 성장한 경남 거제시에서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의 안정적 정착과 근무 환경 개선을 돕기 위한 지원센터가 개소 반년째를 맞으면서 지역사회의 주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4일 거제시 등에 따르면 2022년 8월 5410명이던 관내 외국인 수는 올해 8월 1만 5790명으로 3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조선업 인력난을 메우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가 유입된 결과다.

이와 관련 지역에선 외국인 근로자의 언어 장벽과 한국 사회 정착, 근무 환경 개선 등을 지원 필요성이 제기됐고, 올해 3월 경남 남부권 외국인 근로자를 지원하는 거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 센터의 주요 서비스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 생활 중 겪는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상담과 사업장 방문 상담, 한국어·생활법률·산업안전 교육 등 지역사회 적응에 중점 두고 있다.

개소 이후 이 센터를 찾은 외국인 근로자는 2500여 명으로 이 중 상당수가 조선업 종사자다.

센터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근무 여건을 고려해 주 1회 일요일에만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매번 정원을 채우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 4월부턴 E7(특정활동) 비자 발급 및 연장시 적용되는 임금 요건 기준이 완화돼 작년보다 급여가 줄어든 외국인 근로자들의 상담 요청도 늘고 있다. 브로커에게 수천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입국한 일부 근로자들이 계약 연장에 실패하면서 생계와 체류 문제란 '이중고'를 겪으면서다.

하성영 센터장은 "계약 연장에 실패한 외국인 근로자들은 우선 6개월 체류가 가능한 D10(구직활동) 비자를 발급받은 뒤 다시 E7 비자를 받고자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사업주와의 조율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석맞이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거제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센터는 외국인 근로자 지원을 넘어 이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지역 경제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편견이나 범죄 유입 우려 같은 부정적 인식을 바로잡는 게 센터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다.

이를 위해 센터는 거제소상공인연합회와 협약을 맺고 소상공인이 함께하는 지역 캠페인, 다문화 인식개선 활동 및 홍보, 문화행사 및 프로그램 연계 등 공동사업을 펼치고 있다.

센터는 올 연말까지 외국인 근로에 대한 주민 인식 개선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보다 실효성 있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 센터장은 "외국인 근로자 지원은 단순히 개인을 돕는 차원이 아니라, 사업장과 지역사회 발전을 함께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아직 지역 내 인식이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노사 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myk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