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뺑이 막아라" 응급환자 발생시 인근 병원에 '경보'…경남 첫 도입

34개 응급의료기관에 경광등 알림 시스템 구축
의료취약지 많은 경남…"골든타임 확보에 큰 도움"

경상남도 응급의료상황실 모습(경남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창원=뉴스1) 강정태 기자 = 경남도가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인근 응급의료기관에 경보로 알리는 '경광등 알림 시스템'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9일 경남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달부터 도내 34개 응급의료기관에 경광등 알림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응급환자의 치료 골든타임을 신속히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119구급대원이 응급환자 상태와 가까운 응급의료기관 몇 곳을 119구급 스마트시스템에 입력하면 도 응급의료상황실 이송시스템을 통해 해당 의료기관에 설치된 경광등이 점등된다.

이어 해당 의료기관에서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수용 여부를 결정해 시스템에 입력하면 경광등이 꺼진다.

기존에는 구급대원이 응급실이 일일이 전화해 환자 증상을 설명하고 수용 여부를 확인해야 했지만,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환자 수용 여부를 신속하게 회신받을 수 있어 치료 골든타임을 보다 더 신속히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시스템 활용해 환자가 무사히 치료받았다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1일 오전 7시쯤 창원시 의창구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경련으로 쓰러졌다는 신고가 소방에 접수됐다. 당시 출동한 창원소방본부 봉곡119안전센터 김채율 소방사는 경광등 시스템을 통해 이 남성을 인근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해 무사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했다.

김 소방사는 "119스마트시스템과 연계된 경광등을 통해 응급환자에 대한 신속한 병원 선정이 이뤄져 적기 치료와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응급환자에 대한 병원 선정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2023년 12월부터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휴일 없이 24시간 가동하는 '응급의료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도청 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이 함께 순환근무를 하는 형태로, 현장 처치를 지원하고 이송 병원 선정, 최종 수용까지 상황을 공유해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응급의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경남은 18개 기초 지자체 가운데 창원·진주·김해·양산을 제외한 14곳이 응급의료분야 취약지다. 행정구역이 넓고 의료기관이 특정 지역에 밀집돼 있어 응급환자 골든타임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응급의료상황실은 환자가 제때 치료받고 응급실 의료진 부담을 줄여주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응급실 내 경광등 설치 등 응급환자 발생 시 1초라도 더 빠르고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해서 찾겠다"고 말했다.

jz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