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류장 벤치 42도'…부산 BRT 이용객 "버스 기다리기 너무 힘들어"

"송풍기에는 뜨거운 바람만, 가로수 아래가 더 나아"
부산시 "BRT 정류장에 정원형 도시숲 조성 계획"

12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한 BRT 정류장 가로수 밑 그늘에서 시민들이 서 있다.2024.8.12/뉴스1 ⓒ News1 장광일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BRT 정류장 벤치는 너무 더워서 가로수 그늘 아래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12일 오후 2시쯤 부산 부산진구 한 BRT(간선급행버스체계) 정류장에서 만난 정성우씨(54)는 이같이 말했다.

부산 전역에 폭염특보가 한 달 가까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날 부산진구의 기온은 31.6도, 체감온도는 32.8도로 나타났다.

이어 정씨는 반대편 승강장 가로수 그늘을 가르키며 "저기도 그렇고 지금 서 있는 이곳도 그렇고 나무 그늘이 너무 좁다"며 "시에서 조금 큰 나무를 설치해 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 있던 몇몇 시민들 이마에는 땀이 맺혀있었고 투명한 유리 천장 아래에 서서 양산을 쓰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 시민은 승강장에 설치된 송풍기 작동 버튼을 누르고 "뜨거운 바람이 나온다"며 한숨을 내쉬거나 손으로 부채질을 하기도 했다.

이날 환경단체 부산 그린트러스트에 따르면 지난 2주간 낮 12~ 오후 2시 부산 BRT의 온도를 간이 온도계로 측정한 결과 평균 온도는 천장 아래 벤치 42도, 승강장 앞 아스팔트 52도, 승강장 가로수 밑 그늘 33도로 드러났다.

정류장 천장 아래에서 양산을 쓰고 있던 이하윤씨(36)는 "정류장 천장이 투명해서 햇빛이 그대로 들어온다"며 "천장이 비가 내릴 때 좋은 것 같은데 이런 날에는 굳이 투명한 천장으로 해야 했을까 의문"이라고 했다.

정설매양(16)은 "송풍기(에어커튼)이 있지만 소리만 시끄럽고 더운 바람이 나오니까 굳이 켜려고 하지 않는다"며 "여름에 버스를 기다리는 게 너무 힘들다"고 말하며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 BRT 정류소 정원형 도시숲 전경(부산시청 제공)

한편 부산시는 오는 하반기부터 BRT 정류장에 정원형 도시숲 조성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지난달 밝혔다.

이 숲은 대형버스의 운행과 승객의 이용 안전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협소한 공간에 적용할 수 있는 소규모 정원이다.

시는 이번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2개년에 걸쳐 모든 BRT 승강장(125곳)에 정원형 도시숲 조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BRT 주변 공간이 너무 협소해 현재는 작은 나무 몇 그루가 전부"라며 "사업을 통해 교통안전, 공간 등 정류장 여건에 맞춰 큰 나무를 더 심거나 작은 나무라도 심을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작은 나무도 심을 수 없다면 높이가 비교적 낮은 풀들이라도 심어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지열을 막을 계획"이라며 "정원형 도시숲을 통해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을 체감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ilryo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