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주산지 남해 '벌마늘' 속출…수확 앞둔 농가 한숨
따스한 겨울·잦은 비… 씨알 작은 벌마늘 자라
경남도, 13일까지 피해조사 실시
- 강미영 기자
(경남=뉴스1) 강미영 기자 = 최근 수확을 앞두고 경남지역 마늘 재배농가에서 벌마늘(2차 생장) 현상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8일 찾은 남해군 이동면 초음리에서는 뙤약볕 아래서 연신 마늘쪽을 쳐내는 농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벌마늘이란 마늘 줄기가 성장을 멈추지 않고 계속 자라 마늘쪽 개수가 두 배 이상 많아진 마늘을 말하며 양분이 뿌리로 가지 않아 씨알이 작고 상품성이 떨어진다.
이날 만난 최유신 씨(71)는 "농사 50년 만에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며 "벌마늘은 마늘이 작아서 까기도 어렵고 경매장에서 제값을 받지도 못한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하늘에 하소연만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남해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남해지역 벌마늘 발생률은 매년 3~5%에 불과하다. 하지만 올해는 총 재배 면적 440㏊ 중 75㏊(17%)에 발생해 4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인근 하동군은 전체 129㏊ 중 20~30% 가량이 벌마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며 예상 피해 규모는 약 50㏊(40%)다.
수확 시기를 맞은 만큼 벌마늘 피해 규모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벌마늘이 폭증한 것은 평년 대비 겨울철 높았던 기온과 2~3월에 내린 지속적인 강우, 흐린 날씨로 인한 일조시간 부족 등 이상기후가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경남도는 농림축산식품부에 건의해 벌마늘이 '농어업재해대책법'에서 규정하는 농업재해로 인정됐다고 밝혔다.
도는 오는 13일까지 벌마늘 피해조사를 실시하고 정밀조사 결과 피해로 확정된 농가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농업 재난지원금의 경우 재난지수(재난으로 입은 피해 수치) 300을 넘어야 하는데 재배 면적이 작은 소규모농가가 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기준 미달의 농가는 각 시군에서 자체적으로 지원하나 지역마다 상황과 여건이 달라 적절한 피해대책 수립이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남해군 관계자는 "마늘 재배농가 피해예방을 위한 행정지도를 강화하고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한 정부 수매를 적극적으로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my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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