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사람을 죽였다면…구속할 수 있을까?
[낙동포럼] 인공지능과 법, 그리고 교육
(부산ㆍ경남=뉴스1) 정성헌 경남대 법학과 교수 = 인공지능 혹은 AI라는 단어가 우리생활 여기저기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영화 '터미네이터'를 보고 자란 세대로서는 조만간 인간이 인류 최대의 적을 마주하지 않을까 상상의 나래를 펴기도 하지만, 당장 AI로 인해 우리가 겪게 되는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올해 들어서는 챗GPT가 화제다. 그 활용법으로부터 대처법까지 수많은 이야기가 연일 생성되고 있다. 그동안 인간이 담당했던 '단순' 노동들이 상당한 수준까지 대체될 수 있을 것이고, 자신의 업무가 그러한 부분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이젠 새로운 직업을 고민해야 할지도 모른다.
보고서나 논문까지도 대신 써준다고 한다. 논문 정도가 되어버리면 '단순' 노동이라고 치부하기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챗GPT의 그것을 '단순'노동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그 속에서 자의식과 창의성이 발견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전히 AI의 영역은 인간의 손발을 대신하는데 그치는 것이지, 인간 자체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즉 그것이 무엇이건 아직까지는 '주체'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화두가 되면서 몇 해 전부터는 법이 이를 어떻게 규율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기도 했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 시 인공지능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는지가 핵심이었다. 사실 그 결론은 간단하다. '어디까지나 지금까지의 수준에서 판단하는 것이지만' 주체가 될 수 없는 인공지능에는 어떠한 의무와 책임도 부여될 수 없다. 법은 철저히 주체로서의 인간을 중심으로 하고, 그 행위를 대상으로 한다. 인공지능이 사회적으로 문제되는 결과를 낳았을 때는 그 인공지능의 뒤에 있는 의무와 책임의 '주체'를 찾으면 그만이다. 그리고 그것은 오직 인간일 뿐이다.
챗GPT와 같은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킨다. 그러한 기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은 앞으로 인간이 마주쳐야 할 당면 과제가 될 것은 틀림없지만, 아직까지는 인류의 종말이나 인공지능에 의한 대체를 지나치게 고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기술이 발전할수록, 결국 그것을 활용하고 발전시킬 인간 자체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법은 매우 인간중심적이므로, 이에 대한 큰 변화가 요구되지는 않을 것이다. 새로운 기술을 인간의 행위로 포섭하려는 추가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겠지만, 지금의 법으로도 충분히 새로운 환경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지나치게 기술의 발전에 대한 법의 미비나 소극적인 적용을 강조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마땅히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대학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필자로서 인간 중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결국 그것을 사용하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대학은 새로운 기술에 의해 마구 휘둘리고 있다고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것이 학과의 입시 결과나 취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교육도 그에 따라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새로운 기술의 무분별한 도입과 적용은 도가 지나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대학은 인간 자체에 대한 탐구와 그 수련의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일까? 대학이 취업 학교가 되어버린 지 오래인 게 현실이지만, 인공지능과 같은 급박한 환경의 변화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새겨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특히 교육의 중심에 있어야 할 대학으로서는 말이다.
victiger3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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