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억 들여 확장했는데 '1년에 3척' 들어온 영도 국제크루즈터미널
올해 국제선 크루즈 중 13%만 영도로 입항
"관광 프로그램 개발과 국내 크루즈 여행 수요 확대돼야"
- 박채오 기자,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박채오 조아서 기자 = 부산 영도 국제크루즈터미널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지역 관광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22일 부산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영도 국제크루즈터미널의 이용실적은 2018년 확장 준공한 이후 많아야 1년에 3척 정도에 불과하다.
국제크루즈터미널은 중국의 초대형 크루즈를 적극 유치하겠다는 목표로 322억원을 들인 확장공사를 통해 지난 2018년 22만여 톤급 부두시설을 갖췄다.
하지만 수요 예측 실패에다 크루즈들의 외면으로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국제크루즈터미널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승객들의 매력을 끌 수 있는 인프라를 갖는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국제 크루즈선의 운영 특성 상 기항항에서는 체류시간이 짧을 수 밖에 없는데, 이 시간 동안 승객들이 즐길 수 있는 요소가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 크루즈가 도심 접근성이 좋은 초량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로 크루즈가 몰리고 있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크루즈가 다시 입항하기 시작한 올해 영도 국제크루즈터미널의 이용률은 13%(총 92항차 중 12항차)에 불과하다. 나머지 80항차는 초량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로 향한다.
부산관광협회 관계자는 “크루즈 여객이 기항항에서 보통 9~10시간 머물지만, 승하선 시간을 빼면 실제로 관광을 즐길 수 있는 건 6~7시간뿐”이라며 “이동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기 때문에 터미널이 위치한 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과 인프라가 소구 포인트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관광객과는 달리 크루즈 여객은 시간 제약 특성이 있으므로 이들에게 적합한 '원스톱 서비스'(one stop service)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영민 부산시 관광마이스국 해양레저관광과 주무관은 “올해 본격적인 선사 미팅에 앞서 외국인 수요가 높은 사찰 등 아직 발굴되지 않는 영도의 관광지를 찾아내 홍보할 예정”이라며 “균형 발전 차원에서 내항 선박을 분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 역시 오는 4월 연구 용역을 선정해 부산 크루즈산업의 발전과 영도 국제크루즈터미널의 활성화 및 활용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크루즈산업의 근본적인 활성화를 위해서는 외국 크루즈의 입항에만 의존하는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성철 한국해양대학교 해운경영학부 교수는 “해외 크루즈선 유치에만 집중하면 이들의 기항 여부에 따라 지역 관광 업계가 크게 좌우된다”며 “크루즈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국내 수요가 탄탄하게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se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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