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연습장 살인' 2명 함안서 서울까지 어떻게 왔나
- 강대한 기자
(부산·경남=뉴스1) 강대한 기자 = 지난달 24일 오후 경남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한 혐의로 공개 수배된 피의자 2명이 범행 10일 만에 서울에서 붙잡혔다.
지난달 27일 새벽 경남 함안에서 달아난 심천우(31)와 강정임(36·여)은 3일 오전 10시10분쯤 서울시 중랑구 한 모텔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이들은 28일 오후 4~5시쯤 모텔을 찾아 1주일간 장기 숙박비를 내고 방을 예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심씨와 강씨가 야산을 넘어 대중교통을 이용해 지난달 28일 서울로 달아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실상 이들이 달아난 지 하루 만에 경찰의 포위망이 뚫린 셈이다.
지난달 27일 오후에는 경찰에 “남녀 두 명이 남해 고속도로의 산인터널을 걸어서 지나갔다” “야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사람들을 봤다” 등 신고가 접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산인터널은 이들이 달아난 야산과 인접한 도주로다. 또 인적이 드문 심야에 연인이 터널을 걸어서 지나갔다는 점에서 제보 내용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지만 ‘헛탕’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 사건 피의자인 심씨와 강씨, 심씨의 6촌 동생 심모씨(29) 등 3명은 지난달 24일 오후 8시30분쯤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골프연습을 마치고 귀가하려던 A씨(47·여)를 스포티지에 강제로 태워 납치·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A씨 시신을 진주시 진양호에 유기하고 이튿날인 25일 오전 11시쯤 전남 광주에서 A씨 명의의 신용카드로 현금 410만원을 인출했다.
또 26일 오전 11시쯤에는 전남 순천의 한 미용실에서 각자 머리카락을 잘라 인상착의를 달리했다.
경찰은 이들이 용의차량인 검은색 스포티지를 타고 26일 오후 10시쯤에 함안지역으로 이동한 것을 확인, 27일 오전 1시30분쯤 추격전 끝에 동생 심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심씨와 강씨는 차량을 버리고 인근 야산으로 달아난 뒤 종적을 감췄다.
경찰은 이들이 도주한지 2시간 뒤인 오전 3시30쯤 경력 100여명을 투입해 산과 민가 등 주변을 뒤졌지만 찾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심씨와 강씨의 수배전단을 제작·배포했다.
또 함안과 인근지역인 진주·마산 등을 중심으로 경찰관 1300여명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총 71건의 시민제보도 잇따랐지만 결정적인 제보가 없어 수사에 애를 먹었다.
사건발생 9일째인 지난 2일 오후 10시쯤 “장기간 숙박 중인 남녀가 있는데 의심스럽다”는 내용으로 112에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이미 이들은 모텔을 빠져나간 상황이었다.
이들은 2일 오후 8시40분쯤 퇴실했다가 어떤 이유인지 밤 12시쯤 다시 묵었던 모텔에 들어왔다.
경찰은 3일 오전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해당 모텔에서 이들을 붙잡았다.
이들은 10분간 모텔 방문을 걸어 잠그고 버텼지만, 결국 심씨가 문을 열고 별 다른 저항 없이 체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당시 강씨는 화장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텔에 투숙한 뒤 심씨는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았고 대신 강씨가 주변을 돌아 다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창원서부경찰서는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심씨와 강씨를 신변을 인계받아 범행동기와 도주경로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오후 10시쯤이나 돼야 조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이 최선을 다해 검문검색을 했지만 심씨와 강씨가 수사망을 피해 도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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