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말이산 고분군 출토로 ‘아라가야인’ 토기 확인
- 이철우 기자

(부산ㆍ경남=뉴스1) 이철우 기자 =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는 함안 말이산 고분 2기 발굴조사에서 등잔형 토기가 출토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재단법인 우리문화재연구원(원장 곽종철)과 함안군은 지난 6월부터 7개월간에 걸쳐 문화재청에서 국고보조를 받아 함안 말이산고분군 제25호분과 26호분에 대한 학술발굴조사를 실시해 이에 대한 학술발굴조사 보고회를 30일 오전 11시 발굴 현장에서 개최했다.
이번 학술발굴조사는 함안 말이산고분군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고자 수립된 종합정비기본계획 으로 추진됐다.
지금까지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함안 말이산고분군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25호분과 26호분 중 25호분에서 등잔형토기가 출토되어 전국적으로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출토된 등잔형토기는 높이 15.6㎝, 너비 21.3㎝ 정도의 대형토기로 굽다리의 형태는 전형적인 아라가야의 토기형식으로 상하 일렬로 장방형의 투창이 배치돼 있다.
특히 굽다리의 상부에 하나의 둥근 원통관이 연결되어 기름을 부으면 일정하게 유량(油量)이 유지되면서 여러 개의 등잔에 불을 밝힐 수 있도록 고안된 형태로 가장 많은 등잔이 부착된 사례다.
주목되는 점은 원통관의 상부에는 심지를 꽃을 수 있는 높이 2.1㎝, 직경 6.1㎝ 크기의 등잔 7개가 연결된 토기의 제작기법으로 보아 아라가야인이 직접 생산한 독창적인 유물로 추정된다.
등잔형 토기는 경주를 중심으로 하는 신라지역에서 일부 출토된 사례가 있는데 대부분 4~6개의 등잔이 하나의 둥근 원통관에 연결된 다등식(多燈式) 등잔형토기로 1993년도에 가야문화재연구소에서 발굴조사한 말이산고분군의 39호묘에서 소형의 등잔형토기가 2점이 출토된 바 있다.
이번 발굴로 출토된 등잔형 토기는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은 다른 가야지역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극히 희소한 자료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등잔형 토기는 아라가야의 상징으로 인식되던 불꽃무늬모양(火焰形) 투창이 있는 토기와 함께 향후 아라가야의 정신세계에 대해서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 받게 됐다.
또 말이산 25호분과 26호분은 고분군의 남쪽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조영된 봉분 직경 30m의 초대형급 고분으로 아라가야의 왕묘로 추정될수 있었다.
두 고분의 매장시설은 모두 길이 10m 정도의 대형 돌덧널이며, 내부는 3곳으로 분할되어 중앙에 주피장자를 안치한 한쪽 단벽에는 토기를 부장해 있고 또 다른 단벽은 순장자 공간으로 활용하는 전형적인 형태의 아라가야 무덤 구조로 밝혀졌다.
또한 아라가야의 돌덧널무덤에서 일반적으로 확인되는 들보시설과 함께 대형의 개석을 설치하기 위한 각재 받침목이 새롭게 확인됐다.
말이산 26호분에서는 다량의 아라가야 토기와 함께 대가야지역에서 생산한 목긴항아리, 말갖춤새(금동장 검릉형행엽, 타원형경판비) 등이 출토되어 동시기 주변의 다른 가야지역과의 교섭관계를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확보됐다.
이와 함께 거대한 봉분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실시하여 봉분 축조를 위한 토목기술을 입체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하게 됐다.
또 경사면을 효율적으로 보강하기 위한 평면 C자형의 제 방상 성토방식이 확인되었고, 매장시설을 중심으로 방사상 구분되는 양상을 통해 아라가야 특유의 고분 축조기술을 해명할 수 있을 것으로 학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한편, 말이산 25호분은 100여년 전 일제강점기(1917년)에 일본인 학자 이마니시 류(今西龍)에 의해 발굴이 시도되었으나 개석이 붕괴되어 내부조사가 실패한 사례가 있었다.
이후 일제강점기 이래로 20번째 이루어진 이번 발굴조사는 말이산고분군의 주능선 상에 조영된 왕묘급의 고분 가운데 해방 이후 우리 손으로 실시한 최초의 전면적인 발굴조사로서 고고학사적으로 의미가 깊다.
이번 발굴조사로 올해 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우선등재 추진대상으로 선정된 함안 말이산고분군의 진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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