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추기경 "남북이 하나 되면 좋겠다"

추기경 서임 후 감사 미사 "화해와 일치의 길 노력"
교황, 서임 축하 미사에서 "험담하는 이를 축복하라"

프란치스코 교황 주재로 23일(현지시간) 바티칸 베드로대성당에서 진행된 신임 추기경 19명의 서임 축하미사에서 안틸레스의 켈빈 에드워드 펠릭스(왼쪽부터), 아이티의 치블리 란글로이스, 부르키나파소의 필립 나켈렌투바 우에드라오고, 한국의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이 서 있다.(바티칸 로이터=뉴스1)© News1

(서울=뉴스1) 염지은 기자 = 염수정 추기경이 로마 시각 23일 오전 10시(한국 시각 오후 6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19명의 새 추기경단과 함께 서임 축하 미사를 공동 집전했다.

24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교황은 미사 강론을 통해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를 주제로 한 마태오복음 말씀을 들며 특별히 새 추기경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은 "원수를 사랑하고 우리에 대해서 험담하는 이를 축복하며 그들에게 환한 미소로 다가갑시다. 그 대신 위선을 벗고 어려움을 잊어버리십시오. 또한 이러한 것들을 성령께서 이끌어주시도록 기도합시다. 그것만이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제 곁에서 기도와 조언, 협력을 주시길 요청합니다"라고 말했다.

미사에서는 중국어, 스페인어, 한국어, 포르투갈어, 필리핀어(타갈로그어)로 교회 구성원 공통의 지향이 이루어지기를 비는 보편지향기도가 있었다. 한국인으로는 로마 한인성당(교황청립 한인신학원) 신자 황재원(여·18)씨가 한복을 입고 보편지향기도를 바쳐 눈길을 끌었다.

염수정 추기경은 서임 축하 미사 후 교황청립 한인신학원에서 한인 신자들과 미사를 갖고 "조금이라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교회가 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아시아 복음화와 북한 교회를 위해 도울 수 있도록 화해와 일치의 길로 나가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이어 "우리 모두 순교 성인들의 후예답게 이 어지럽고 혼탁한 세상에 신앙의 빛을 전하고 복음을 증거하는 참 신앙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며 "주님을 따르는 것은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희생없이 주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참다운 신앙의 길은 결코 쉽지 않은 고난의 길이다"고 말했다.

추기경은 남북이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먼저 남북이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며 "남북이 진심으로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하고 신뢰를 할 수 있는 평화의 시대가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고 강론했다.

또 "생각을 다른 이들이 서로 나누고 화합해 하나를 이루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본다"고 말했다. 추기경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항상 다른 생각과 가치관이 존재한다. 그러나 생각이 다른 상대를 무시하거나 배척해서는 살 수 없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갈라져 있으면 서로 불신하고 미워하고 배척한다. 그러나 하나가 되면 서로 믿고 화해하고 서로를 받아들인다. 이제는 공존과 화합이 정말 절실한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어떤 사람도 소외되어서는 안된다. 인간이 모두 행복하게 어울려 사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뜻이다. 오늘날 가장 큰 문제는 너무 우리사회가 물질위주의 삶에 젖어있다는 것이다"라며 " 물질만이 최고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이들을 이겨야하고 너무 무엇이든지 빨리 많이 소유하려고 하는 삶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야 말로 바로 하느님 뜻"이라고 강조했다.

senajy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