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원숭이 복제 '절반의 성공'…영장류 복제·실험동물 복지 '숙제'

복제된 원숭이 "고통 호소, 손으로 머리 감싸고 숨어"
HSI "동물 아닌 사람 신체 이해할 수 있는 실험방법 이뤄져야"

원숭이 복제 실험모습.(사진 National Science Review 영상캡처)ⓒ 뉴스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중국이 유전자 편집 원숭이를 이용한 복제에 성공하며 질병치료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정작 실험대상 동물들은 고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영장류 복제에 대한 윤리적 논란과 실험동물 복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학계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신경과학연구소는 최근 생체리듬 유전자 'BMAL1'을 제거한 긴꼬리원숭이의 체세포를 이용해 같은 유전정보를 가진 원숭이 5마리를 태어나게 했다.

신경과학연구소는 이같은 복제를 통해 다양한 질병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복제 원숭이를 효율적으로 만들어내 실제 연구에 이용되는 원숭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영장류 복제는 다양한 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학계에서는 영장류 복제 기술의 발달로 인간을 복제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인간복제를 통해 여러 질병연구 등에 나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생명을 인간의 결정에 마음대로 다룰 수 있어 윤리논쟁이 거세다.

이번 연구는 질병을 가진 동물을 복제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윤리적 문제가 있는 상황이다. BMAL1이 결핍된 원숭이는 수면장애나 호르몬장애, 우울증, 정신분열증 등이 발생한다. 질병치료 등을 위한 연구라고 해도 문제가 있는 동물을 인위적으로 태어나게 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찬반논란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또한 복제동물들의 복지가 열악한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학계에 따르면 영장류는 높은 지각력을 갖고 있는 동물로, 실험실과 같은 환경에서 케이지에 혼자 갇혀 시간을 보내기 적합지 않다.

그러나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이 이번 복제관련 논문과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복제된 원숭이들은 수일 내내 빛이 있는 공간에 노출됐다. 익숙지 않은 케이지에 갇힌 채 혈액샘플 채취를 위한 반복적인 진정제 투여가 이뤄졌다.

이뿐만이 아니라 원숭이 등에 리코딩 장치를 삽입하는 수술을 해 전기선이 목 근육에 장착됐다. 리코딩 장치는 연구자가 원숭이의 잠과 행동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 HSI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가장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은 어린 원숭이가 혼자 케이지 구석에서 머리를 감싸고 있는 장면이 아닐까 한다"며 "영상으로 보니 정말 잔인하다"고 말했다.

영상에 공개된 것처럼 해당 논문에는 한 수컷 새끼 원숭이에 대해 '유난히 강한 공포와 불안감을 보이며 케이지 코너로 뒷걸음치는 것과 같이 연구원을 확실히 피하는 행동을 보이고 머리를 손으로 감싸고 숨으려 한다'고 적혀있다.

HSI는 이런 동물실험이 윤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과학적인 문제도 갖고 있다고 말한다. HSI 관계자는 "신약개발 등에 있어 동물실험에 성공한다 해도 90%가 사람에 적용하면 실패한다"며 "이번 원숭이 복제를 통한 실험도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대신 인체 세포를 모사한 장기칩 등을 이용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 유전자 편집 기술을 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사람의 세포 또는 조직을 이용해 질병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한 시험법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생리학 분야에서는 인간의 질병 원인과 진행과정을 이해하는 연구를 위해서 사람의 장기를 재현한 '장기칩'이 중요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람의 질병이 일어나는 현상과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동물이 아닌 실제 사람 신체를 이해할 수 있는 시험 방법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전자 편집으로 정신질환을 갖고 태어난 원숭이를 중국 연구팀이 복제를 시도해 5마리를 태어나게 했다.(사진 중국과학원)ⓒ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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