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 철거, 환경적 관점 빠져…"DMZ 종합보전계획 수립해야"

경기도 DMZ 야생동물 건강성 진단 토론회 개최…레드리스트 검토해야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경기도 DMZ 야생동물 건강성 진단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는 이용득·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화영 경기도평화부지사, 이항 서울대 수의대 교수, 차진열 국립생태원 생태조사연구실장, 정종선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 한상현 종복원기술원 박사,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 한성용 한국수달연구센터소장, 최경열 자연다큐제작 전문가, 민경선 경기도의원, 윤정식 경기도 DMZ정책과장 등이 참석했다.ⓒ News1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65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비무장지대(DMZ) 생물다양성 보호를 위해서는 남북이 협력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관련 시스템 등을 마련하는 종합보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상현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박사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정·윤후덕·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경기도 주최로 열린 경기도 DMZ 야생동물 건강성 진단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 박사는 "DMZ에 어떤 종이 얼마나 사는지 등과 같이 기초적인 것들만 알고 있는 현 상황에서 생물들이 어떤 질병에 감염된 건 아닌지, 고립된 개체들의 유전적 다양성은 어떤지 등 형태적, 생리적 특성을 종합한 연구자료가 수집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민·관·학계·남북이 함께 생태계 및 생물다양성에 대한 종합보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DMZ 일원에는 총 5929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 이 중 멸종위기종은 101종. 산양, 사향노루, 반달가슴곰, 담비, 삵, 하늘다람쥐 등이 대표적이다. 생물상을 보면 곤충이 2954종으로 가장 많았고, 식물 1926종, 저서 417종, 조류 277종, 거미 138종, 어류 136종, 포유류 47종 순이었다.

DMZ면적은 전국의 1.6%에 불과하지만 생물종은 22.5%, 멸종위기종은 37.8%가 살고 있을 만큼 생태계가 잘 보전된 곳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실태조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추후 상황에 따라 생물종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최근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DMZ 생태계는 각종 개발 및 자연훼손 위협에 직면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감시초소(GP) 철거 등을 자연훼손사례로 들며 환경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위원은 "최근 전방사단에서 GP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콘크리트 6000톤이 나왔고, 그곳을 매립하는 과정에서 흙을 가져오는 것과 같은 세부사항들이 통일외교라인과 국방부 합의만으로 진행됐다"며 "생태계와 연결된 사항으로 이런 것들이 전부 환경부와 함께 계획을 세워놓고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멸종위기에 처한 식물을 등급화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레드리스트를 국내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환경부가 멸종위기 동식물을 1, 2급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한상용 한국수달연구센터장은 "남북협력차원에서 동질성을 갖고, 서식지를 같이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레드리스트 도입이 필요하다"고 힘을 실었다.

일례로 고라니는 우리나라에서는 농사를 망치는 유해동물로 지정돼있지만, 레드리스트 기준으로는 멸종위기종이다. 국내기준만 보고 고라니 포획이 계속 되면 결국 멸종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종선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현재 DMZ보전종합대책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중"이라며 "많은 나라들이 채택하고 있는 레드리스트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DMZ 접경지역을 포함한 지방자치단체들도 산업단지를 통한 발전 대신 생태계 기반의 수익모델을 만드는데 노력해달라"고도 덧붙였다.

lgir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