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여행 이색스포츠 '개썰매'의 그림자…쓸모 없어지면 '총살'

내년 3월 '아이디타로드' 앞두고 비판 목소리 커져

아이디타로드 개썰매 경주 대회.ⓒ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연수 기자 = 본격적인 겨울이 찾아오며 이색 겨울 스포츠를 찾아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방송 등에서 소개되면서 순록을 대신한 '개썰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수많은 개들과 하얀 눈밭 위를 질주하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하지만 그 뒤엔 끔찍한 개들의 고통이 가려져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동물보호단체 등에 따르면 매년 3월 초 미국 알래스카에서는 '아이디타로드(Iditarod)'라고 불리는 세계적인 개썰매 경주가 열린다. 알래스카 현지어로 '먼 길'이라는 뜻의 이 대회는 앵커리지에서 시작해 놈(Nome)까지 약 1600㎞를 완주해야 한다. 썰매개들과 한 명의 머셔(mushers)는 2주 동안 영하 40~50도의 눈밭을 달리고, 그동안 썰매개들은 동상 등의 큰 부상을 입기도 한다.

문제는 경주를 준비하는 훈련 과정에서도 많은 개들이 죽고 다칠 뿐만 아니라 일부는 제대로 된 치료는 커녕 경주가 끝난 뒤 쓸모가 없어지면 관광 상품 등으로 이용되다 비참한 죽음을 당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해외 동물보호단체와 환경단체는 선수뿐만 아니라 개 모두에게 위험한 이 경주를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썰매개 행동 연합(sled dog action coalition)'에 따르면 우승한 머셔는 수천달러의 상금 뿐만 아니라 그들이 쓴 책이나 연설 등으로 상당한 금전적 이익을 얻는다. 하지만 경주에 사용되는 개들은 잔혹한 훈련을 받으며, 한여름·한겨울에도 짧은 쇠줄에 묶여 플라스틱 집에 살며 신체적·정신적 고통 받는다. 또 일부 선수는 술을 마시고 금지 약물을 개들에게 투여하지만 규칙을 위반해도 처벌받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는 1973년 이 대회가 시작된 이래 파악된 수치로만 약 150마리 이상의 개가 죽었으며, 개들이 살아남아도 필요가 없어지면 총에 맞아 죽거나 익사 또는 굶어 죽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인 크라이슬러, 밀레니엄 호텔 등 아이디타로드에 후원하는 기업들에게 후원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펀 레빗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 '썰매개(Sled Dogs)'를 통해 썰매개 농장 산업의 잔혹함을 사회에 알렸다. 영화는 정부가 허용한 동물학대 형태의 이 산업을 고발하며 개썰매를 규제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끝내야 한다고 말한다 .

아이디타로드 개썰매 경주를 반대 시위중인 동물보호단체.(사진 PETA 인스타그램)ⓒ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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