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제왕' 호랑이, 고작 과일 '두리안'에 생존위협

말레이호랑이(왼쪽)와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두리안을 나르는 모습.ⓒ AFP=뉴스1
말레이호랑이(왼쪽)와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두리안을 나르는 모습.ⓒ AFP=뉴스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전세계에 300마리도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 '말레이호랑이'가 다른 것도 아닌 과일 '두리안'에 의해 생존위협을 받고 있다.

24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호랑이 보호구역이 위치한 말레이시아 파항주 라우브의 숲이 두리안 농장으로 바뀌어 호랑이 서식지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세계자연기금(WWF) 말레이시아지부의 시티 주라이다 아비딘은 "새로운 두리안 농장이 계획된 후루 셈팜 지역은 '호랑이 예상 서식지'로 지정됐던 곳"이라며 "이곳을 개발한다면 더 넓은 숲이 파괴될 수 있고, 야생동물의 이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 원인은 중국과 싱가포르 사람들의 '두리안 사랑' 때문이다. 두리안은 고급과일이긴 하지만 악취가 난다는 이유로 호불호가 갈리는 과일이다. 그러나 이들의 두리안 수요는 계속 늘어 중국 내 두리안 수입은 지난 10년간 평균 26% 늘었다. 2016년 기준 11억달러(약 1조2470억원)에 달한다.

원래 말레이시아는 전세계 팜유의 40% 이상을 생산할 만큼 팜나무 농장이 많던 곳으로, 오랑우탄의 서식지를 파괴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두리안 농장 개발로 호랑이에게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두리안 농장은 정부연계기업에 의해 개발될 예정으로, 면적은 1213헥타르(366만평)에 달한다.

lgir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