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내 진동하는 뜬장의 식용견들…용재오닐 "끔찍하다"
비올리스트 용재오닐과 케어 '식용견 구조현장을 가다'
- 최서윤 기자
(남양주=뉴스1) 최서윤 기자 = "멍멍, 깨갱~ 깽!"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 가고 싶을 정도로 화창한 날씨인 24일 오후 나무가 우거진 남양주의 한 숲속. 귀를 즐겁게 해주는 새들의 지저귐 사이로 수십마리의 개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사방이 탁 트인 공간이었지만 식용견 농장 입구에서부터 음식 썩은내와 배설물 냄새가 진동을 했다. 얼핏 보기에도 100여마리는 족히 돼 보이는 개들이 뜬장에서 떨고 있었다. 걸을 때마다 밟히는 개들의 배설물로 인해 신발 밑은 질퍽거렸다.
그곳은 아비규환이었다. 어떤 개들은 울부짖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 어떤 개들은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사람들을 쳐다봤다. 어떤 개들은 좁은 뜬장안에서 서로 물고 뜯으며 싸움을 벌였다. 물리고 난 뒤 생긴 상처는 곪아있었다.
개들이 먹는 밥은 단순한 잔반이 아니었다. 오래돼 상한 음식물이었다. 도저히 먹을 수 없을 것같은 밥이지만 배가 고픈 개들은 개의치 않았다. 밥그릇에는 개들이 먹으면 안되는 조개껍데기가 쌓여있었고 곳곳에는 파리떼가 득실거렸다. 배설물로 인해 땅은 오염됐고 오염된 물은 산 아래로 흘러내려가고 있었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한동안 이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다 개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이날 구조한 개들은 10마리 남짓. 앞서 배우 김효진이 방문했을 때 농장주는 더이상 새끼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뜬장안에는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새끼부터 여러 마리의 강아지들이 낑낑대고 있었다.
박소연 케어 대표와 용재 오닐은 배 아래쪽의 피부가 벗겨져 병원 치료가 시급한 어미개와 새끼들을 먼저 구조했다. 낯선 사람들이 새끼를 품에 안아도 저항 한번 못하고 두려움에 떨던 어미개는 박 대표가 목줄을 풀어주고 괜찮다며 쓰다듬자 천천히 따라나섰다.
10마리의 개들이 뜬장에서 나와 이동장에 들어가는 모습을 본 다른 개들은 일제히 쳐다보며 있는 힘을 다해 짖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지옥같은 이곳에서 탈출할 기회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울부짖음으로 "나도 제발 데려가 달라"며 절규했다.
그러나 모든 개를 구조할 수 없었다. 농장주는 개들을 데려가는 조건으로 큰 액수의 돈을 요구했다. 박 대표는 농장주에게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조금만 양보해달라"고 설득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케어는 10마리의 개들을 데려가는 것으로 만족하고 돌아서야 했다.
개들의 구조를 끝낸 용재 오닐은 "끔찍하다(terrible)"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공연차 한국에 머무는 한달동안 개 1마리를 임시보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구조는 했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개들을 입양해줄 사람들이 필요하다. 식용견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정작 입양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케어는 이날 구조한 개들을 치료한 뒤 국내외로 입양보낼 계획이다. 개농장 한쪽에서는 버스커버스커의 '꽃송이가'가 크게 들렸다. 이날 자유를 찾은 식용견들에게도 다른 반려견들과 같이 좋은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살 수 있는 '꽃피는 봄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을 대변하는듯한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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