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표준수가제법 발의…수의계 "질병별 진료항목 표준화 먼저"

사진 이미지투데이. ⓒ News1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 법안을 발의한데 대해 수의계가 "질병별 진료항목 표준화가 먼저"라고 맞서면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

23일 정치권과 수의계에 따르면, 동물병원 진료비 논란은 지난 1999년 김대중정부에서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수가제를 폐지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폐지 명분은 동물병원들의 가격 담합을 막고 자율경쟁을 통한 진료비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표준수가제 폐지 이후 이를 대체할만한 적정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똑같은 진료를 받아도 동물병원마다 천차만별인 진료비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9일 반려동물 진료비에 표준수가제를 도입하는 수의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동물의 질병, 부상, 출산 등 처치를 표준비용으로 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정 의원은 "진료비의 표준화가 가능한 사항에 한해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신뢰도를 높이려는 것"이라며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도록 농림축산식품부, 수의사단체 등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의계는 여당이 과거 폐지한 표준수가제를 별다른 대책없이 부활하려는데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한국동물병원협회는 성명을 통해 "우리나라 동물병원 진료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한다"며 "많은 동물병원이 동물보호자 유치를 위해 과도한 가격경쟁을 하면서 저렴한 진료비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또 "동물병원이 진료비를 통일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2009년 부산시수의사회에서 예방접종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가 담합행위로 고발돼 3000만원의 과징금을 낸 사례가 있다.

이에 수의계는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에 앞서 표준질병 진단코드를 만들어 동물진료항목을 표준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병원마다 사용하는 의료기기가 다르고 의료진 숫자도 차이나는 만큼 진료비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병원비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23일 "표준진료과정을 만들어서 질병별 진료항목을 표준화시키는 것이 먼저인데 관련 논의 자체가 안되고 있다"며 "수의료서비스 공공성확보 및 지원 등도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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