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스쿨] 반려견은 자기 이름을 알고 있을까?

개는 언어적 동물이 아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 News1
개는 언어적 동물이 아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 News1

(서울=뉴스1) 한준우 동물행동심리전문가 = '우리 개는 자기 이름을 알고 있을까?' 모든 보호자들이 궁금해 할 것이다.

이 상황을 떠올려 보자. 집에 반려견 여러 마리가 있다. 그때 보호자가 한 마리의 이름을 부르면 이름의 주인공뿐만 아니라 다른 개들까지 모두 반응을 보인다. 다른 개들과 구별하기 위해 제각각 이름을 붙여줬지만 여러 마리가 동시에 달려오는 걸 보면 정확하게 자기 이름을 알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게 마련이다.

과학적으로 봤을 때 반려견들은 자기의 이름을 알지 못한다. 언어적 동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려견들은 자신의 이름을 그저 음성 신호로 기억할 뿐이다.

사실 반려견이 자기 이름을 알지 못한다는 건 우리 행동을 돌이켜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린 반려견이 집중해주길 바랄 때 이름을 부른다. 밥을 줄 때도, 목욕을 시키고자 할 때도, 발톱을 깎고자 할 때도, 케이지에 들어가게 할 때도 이름을 부른다.

사람의 입장에선 반려견이 이름을 알아듣고 있다고 생각해 불렀겠지만 반려견들의 행동엔 일관성이 없었을 것이다. 어느 때는 알아듣는 것처럼 다가오고, 어느 때는 못 알아듣는 척하거나 주변까지 왔다가 달아나기도 했을 것이다.

이름을 불렀을 때 잘 다가오는 건 이름을 알아들었기 때문이 아니다. 이름 뒤에 항상 좋은 일만 있었던 반려견은 잘 다가갈 것이고, 항상 나쁜 일만 일어났다면 잘 다가가지 않을 것이다.

‘앉아’ ‘엎드려’와 같은 말도 단어의 의미를 알고 하는 행동이 아니다. ‘앉아’란 음성 신호 뒤에 앉는 행동을 하니 좋은 일이 생겨서 그 행동을 하는 것뿐이다. 연관학습에 따른 행동이란 것이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비슷한 음성 신호로 지시어를 만들어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그리고 대부분의 반려견들은 보호자에게서 나오는 몸짓 신호를 읽어 문제를 해결한다. 말보다는 몸짓을 이용하는 것이 더 좋다는 이야기다.

개가 이름을 하나의 음성 신호로 이해한다는 것을 알았다면 이제부턴 이름을 이용해 개에게 신호를 보내야 한다.

먼저 이름은 항상 좋은 일이 있을 때만 불러야 한다. 또 이름을 부른 뒤 눈을 마주치면 안 된다. 이름을 부르고 눈을 마주치면 개들은 그 음성신호를 ‘날 봐’라는 의미로 이해한다. 따라서 이름을 부른 뒤엔 항상 지시하는 단어를 붙여야 한다. ‘몽실아 앉아’ ‘몽실아 이리와’처럼 말이다. 이름만 불렀을 땐 ‘귀로만 집중하는 상태’가 되게 하면 된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이름 뒤엔 항상 좋은 일만 일어나게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우리가 개 이름을 불렀을 때 무시하지 않고 항상 귀를 쫑긋 세우며 집중하는 반려견으로 바뀔 것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만약 특정 단어에만 반응하지 않는다면 그 단어는 절대 사용해선 안 된다.

예를 들어 ‘이리와’라고 했을 때 말을 듣지 않는 개가 있다. 그 개에게 ‘몽실아 이리와’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듣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땐 ‘이리와’라는 단어를 ‘컴’(come)이란 단어로 바꿔 ‘몽실아 컴’이라고 말했을 때 다가올 수 있도록 인식시키면 된다.

‘반려견 이름 부르는 게 뭐 이렇게 복잡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반려견의 이름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사용한다면 보다 더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펫스쿨'은 다음주에 계속됩니다.

한준우 서울연희실용전문학교 애완동물학부 교수. (네발 달린 친구들 클리커 트레이닝 대표, 딩고(DINGO) 코리아 대표,,알파카월드 동물행동심리연구센터 지도교수.)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