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반려견 스케일링' 현장 동행 취재기

반려견 입 냄새 때문에 선택…안쓰러움에 '눈물'·만족감에 '뽀뽀세례'

(서울=뉴스1) 이주영 기자 = 우리나라 반려견의 3대 질병은 피부질환, 슬개골탈구, 치주질환이다. 이런 병들은 개들의 유전적 요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생활 환경이나 보호자들의 부주의 탓에 발병하기도 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개들도 사람처럼 잇몸 질환이 흔하게 발생한다는 것. 때문에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개들의 스케일링을 고민해봤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반려견 스케일링이 사람과 마찬가지로 치주질환 예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하지만 보호자들의 대부분은 반려견 스케일링에 대해 자세히 아는 바가 없어 고민하는 게 사실이다.

반려견 스케일링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자 지난 11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 A동물병원을 찾아가 실제 스케일링 과정을 취재했다.

반려견 스케일링은 처음이라 떨린다는 홍근철씨(27)와 반려견 복돌이.ⓒ News1

◇강아지 입냄새 때문에 선택한 스케일링…하루 전 저녁부터 금식은 필수

지난 11일 오전 11시 10분. 동물병원 앞에서 만난 '복돌이(5·몰티즈)'의 보호자인 홍근철씨(27)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반면 복돌이는 주말 외출에 신이 난 듯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홍씨가 복돌이의 스케일링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바로 입냄새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구취는 점점 더 심해졌다.

그러던 중 얼마전 홍씨는 복돌이 건강 검진으로 동네 동물병원에 들렀을 때 '반려견 스케일링' 홍보 책자를 봤다. '개도 스케일링을 받는구나' 놀라워하며 내용을 따라가던 그는 '입냄새 제거에 효과적'이란 문구에서 눈길이 멈췄다.

며칠 고민 끝에 '복돌이를 위하고, 나를 위해서'라며 스케일링을 하기로 결정한 홍씨는 예약한 날짜에 맞춰 이날 병원을 찾았다.

오전 11시 30분. 홍씨는 동물병원 접수처에서 예약상황을 확인했다. 상담실에 들어가자 수의사는 "강아지가 어제 저녁부터 금식한 상태죠?"라고 물었다. 사람과 달리 반려견의 스케일링은 마취가 필요해 하루 전 금식을 해야한다. 수의사는 복돌이의 진료기록을 보며 나이, 몸무게, 과거병력, 혈액학적 이상, 혈압 및 심전도 등을 확인했다.

복돌이 몸무게는 3.1kg이고, 과거 진료기록상 특별한 질병을 갖고 있지 않았다. 다음으로 치아 상태를 확인했다. 비교적 괜찮은 편에 속했지만 복돌이 나이가 5세를 넘겼고 입냄새가 심해 스케일링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진단 후 수의사는 설명했다. "대부분의 대형견들은 치석이 잘 끼지 않습니다. 딱딱한 것들도 잘 씹어 먹어 저절로 치석이 제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반면 집에서 생활하는 소형견들은 주로 부드러운 음식을 먹어서 대형견보다 치석이 잘 생기는 편입니다. 반려견의 치석은 구강구조나 식습관과 관련이 있죠. 주둥이가 짧은 반려견은 이빨이 불량하게 자라나 치석이 더 잘 생깁니다."

복돌이의 식습관을 묻는 질문에 '과일을 좋아해 종종 사과를 먹인다'고 답한 홍씨는 주의를 받았다. 사람이 먹는 음식을 자주 먹는 반려견은 사료만 먹는 경우보다 치석이 더 많이 낀다.

◇ 혈액검사로 건강상태 확인 후 마취·스케일링…소요 시간 약 1시간 30분

혈액검사를 위해 피를 뽑고 있는 복돌이.ⓒ News1

11시 43분. 혈액검사를 받기 위해 진료실로 들어갔다. 병원을 자주 와본 덕분인지 복돌이는 신음소리도 내지 않고 잘 참고 있었다. 복돌이에 대한 검사는 가장 기본적인 6가지가 진행됐다. 노령견의 경우 좀 더 세밀한 검사를 위해 항목이 12~13가지로 늘어난다. 항목이 추가 될수록 비용도 추가된다.

다시 수의사의 친절한 설명은 이어졌다. "만약 반려견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다음 단계를 진행시킬 수 없습니다. 대부분은 문제가 없지만 나이가 많거나 간, 콩팥 질환, 간질 등의 병력이 있다면 스케일링을 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10분 뒤 혈액검사 결과가 나왔다. 검사지에는 콩팥, 간, 혈액 수치 등이 표시되는데 세 칸으로 나누어진 분류표의 모든 항목이 중간수치에 위치한다면 안심해도 된다. 다행히 복돌이는 모두 정상으로 나와 마취가 가능했다. 수의사는 마취에 앞서 복돌이에게 심장을 보호하기 위한 마취 전 약을 주사 맞았다. 다음으로 진정제를 맞기도 하는데 이는 병원마다 조금씩 다르다.

12시 25분. 복돌이는 마취 주사를 맞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약기운에 슬슬 눈을 감기 시작했다. 사람 손을 타면 반려견이 자꾸 깨어 있으려 한단 말에 복돌이를 케이지로 옮겼다. 케이지 안에서 잠 들기 싫어 자꾸 일어서려는 복돌이 모습에 보호자 홍씨는 안타까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많은 보호자들이 반려견 스케일링에 있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마취'다. 하지만 마취 없이 스케일링을 받을 경우 대부분의 반려견은 가만있지 못하고 움직인다. 이 경우 날카로운 치석제거 기구에 잇몸이 찔리는 등 다칠 위험이 크다.

홍씨는 복돌이가 억지로 잠들지 않으려는 모습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 News1

◇ 스케일링은 마취 깨기 전 신속하게… 비용은 13~40만원대 병원마다 달라

12시 40분. 복돌이가 완전 마취상태가 된 뒤 스케일링이 시작됐다. 과정은 사람이 하는 스케일링과 비슷했다. 사람과 다른 점은 바닥에 전기장판과 담요를 깔아둔 것이었다.

그 이유를 수의사에게 들을 수 있었다. "마취를 한 상태에서 스케일링을 진행하기 때문에 반려견이 적절한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취는 약 30~40분정도 지속되기에 신속하게 치석을 제거해줘야 합니다."

실제로 마취 주사를 맞은 지 30분이 지나자 복돌이가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했다.

마무리 단계로 복돌이의 치아 표면을 부드럽게 해주는 '폴리싱'이 진행됐다. 스케일링을 하고 나면 치석이 제거된 치아 사이에 공간이 생겨 관리를 잘해주지 않을 경우 치석이 더 잘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폴리싱을 해주는 것이다.

스케일링을 받고 있는 복돌이 모습. ⓒ News1

13시 05분. 스케일링이 모두 마무리됐다. 병원 휴게실에서 1시간여를 기다린 홍씨는 꼬리치며 반기는 복돌이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수의사는 복돌이를 홍씨에게 안겨주며 주의사항을 알려줬다.

"스케일링을 했다고 해서 엄청나게 눈에 띄는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전보다 우리 반려견이 깔끔해졌단 인상을 받을 겁니다. 만약 복돌이가 스케일링을 한 뒤에도 입냄새가 난다면 위장 장애 등 다른 질병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이와 함께 스케일링 후에도 양치질 등 꾸준히 반려견의 치아 관리를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복돌이의 스케일링 비용은 혈액검사, 마취 전 주사비, 마취비 등을 모두 포함해 13만원이 나왔다. 이 정도는 저렴한 편에 속한다. 반려견 스케일링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많은 보호자들이 가격 부담을 느낀다. 혈액검사 종목과 마취 방법에 따라 치료비는 대략 13~40만원대로 병원마다 차이가 난다.

복돌이를 안자마자 입냄새부터 확인한 홍씨는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냈다.

"사실 이번 달 월급으로 꼭 사고 싶은 것이 있어서 할까말까 망설였는데, 치료 후 복돌이의 입냄새도 사라지고, 이번에 건강상태도 함께 확인할 수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아요."

스케일링 후 복돌이 입냄새를 확인하는 모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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