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무는 고양이' 쉽게 고칠 수 있어요

[펫스쿨] '낭만 고양이' 도레②

도레. ⓒ News1

(서울=뉴스1) 라이프팀 = 도레의 행동을 분석해보니 '레이지 캣'(레이지 신드롬으로 불리는 돌발성 격노 증후군을 앓는 고양이)은 아니었다. 단지 어미와 너무 어렸을 때 헤어진 탓에 사회적 접촉보다 사회적 경쟁(사냥)을 좋아해 무는 행동을 한 것으로 보였다. (1편 <"자꾸 무는 고양이 때문에 몸과 마음은 상처투성이"> 참고)

고맙게도 '집사'들은 키우는 고양이가 무는 버릇을 가지고 있어도 대부분 포기하지 않고 감수하며 살아간다. 게다가 고양이와 놀아주는 시간을 늘리면서까지 잘못된 행동을 개선시키려고 노력한다.

도레의 보호자도 마찬가지였다. 어린 도레를 보호소에서 데리고 나오면서 보호자는 '도레를 위해 모든 걸 다 해줘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그 이후로 도레에게 지극정성을 쏟았던 것으로 보인다.

도레의 무는 행동은 분명 이갈이 시기부터 시작됐을 것이다. 그때는 보호자도 참을 만하고 받아주기 수월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갈이가 끝난 뒤부터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동반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체벌을 하게 됐을 것이고, 그러면서 마음에 상처도 입게 됐을 것이다.

도레 보호자의 팔엔 도레가 남긴 상처가 가득하다. ⓒ News1

본디 집고양이는 사람과 살고 있으면서도 야생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며 살아가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집고양이들은 어릴 때부터 사냥 연습을 하기 시작 하는데, 원래는 형제들과의 놀이를 통해 사냥 기술을 습득하게 되지만 형제들과 일찍 헤어진 고양이는 사람을 형제로 착각해 사람과 연습을 하려고 한다. 그때 사람이 그 행동을 손으로 받아주게 되면 고양이는 사람의 손을 사냥감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고양이에게 손을 물려 상처를 입은 보호자들은 코를 때리는 등의 방법으로 체벌을 하기도 하지만 무는 행동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고양이들에게도 지능이 있다. 고양이들도 생각을 하고 판단을 하며, 자신들에게 이로운 방법을 찾는다. 개보단 더디겠지만 고양이도 트레이닝이 가능하단 얘기다.

클리커 페어 트레이닝을 이용해 어떤 행동이 자신을 이롭게 하는지를 알려주는 교육을 하기로 했다. 그 전에 일단 도레를 안쓰러워하는 보호자를 교육해야 했다.

보호자에게 도레가 왜 사람을 무는 것인지, 도레가 물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손을 사냥감으로 생각하고 있는 도레의 인식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교육 계획을 세웠다. 특히 도레에게 보호자의 손은 먹을 것을 주고 스킨십을 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걸 알려주는 게 중요했다.

가장 먼저 텔링턴이 고안한 'T터치'(반려동물 마사지법 중 하나)로 도레를 진정시켰다. 그 후 지정된 곳에 발 올리기, 손 터치하기, '앉아'라는 명령 따르기에 대한 클리커 페어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그리고 보호자와의 관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호자가 도레 앞에 자주 나타나게 했다. 그런데 이때 중요한 것은 도레와 함께하는 시간을 짧게 하는 것이다. 도레에게서 사냥 본능이 표출되기 전까지 말이다.

또 보호자가 도레 앞에 나타날 때 도레가 좋아하는 것(보상물)을 가지고 등장하게 해 효과를 높였다. 'T터치'를 할 때도 특히 예민한 배나 뒷다리 근처는 건드리지 않게 했다.

이런 교육을 받은 도레는 보호자를 사냥감을 지닌 동료가 아닌 자기를 아껴주고 보호해 주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처럼 먹이나 간식, 힌트 없이 동물 스스로 생각하게 해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 클리커 페어 트레이닝이다.

사람으로 태어난 것도 우연이며 동물로 태어난 것도 우연이다. 사람을 '우월하다'는 틀에서 보기 보다는 사람과 동물을 수평적인 관계로 놓고, 동물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클리커 페어 트레이닝의 이념이다.

'낭만고양이' 도레 끝.

▶ 1편 <"자꾸 무는 고양이 때문에 몸과 마음은 상처투성이"> 바로가기

동물행동심리학자 한준우 씨티칼리지 애완동물학부 교수.(네발 달린 친구들 클리커 트레이닝 대표, 딩고(DINGO) 코리아 대표, 힐링팜 애니멀 에듀테인먼트 대표)

한준우 동물행동심리 전문가.ⓒ News1

ssunh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