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아저씨의 동행] '삶과 죽음의 경계' 보호소에서 구조한 봉순이①

구조했을 당시 봉순이 모습.ⓒ News1
구조했을 당시 봉순이 모습.ⓒ News1

(서울=뉴스1) 라이프팀 = 국내에는 전국적으로 수백개의 유기동물 보호소가 있습니다. 그곳에는 주인에게 버림받아 거리를 떠돌던 유기견, 유기묘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보호소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그곳은 10일간의 공고 기간 동안에만 잠시 머물 수 있는 곳입니다.

그곳에 있는 열흘 동안 주인이 찾아오지 않거나, 새로운 주인이 입양하지 않으면 그 동물은 안락사로 생을 마감합니다. 그렇게 보호소에 들어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동물이 1년에 4만 마리가 넘습니다. 그중 대부분은 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기견이라면 보통 더럽고 병들고 나이 많은 개를 떠올리곤 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보호소 유기견들 중에는 병들고 나이 많은 개도 있지만 의외로 전혀 병들지 않았고, 건강하고, 어린 개들이 많습니다.

유기동물보호소에 대한 정부의 공식 통계에 의하면 5세 이하 어린 개들이 전체의 70%나 된다고 합니다. 그중에는 한 살도 안된 개들이 20%가 넘습니다.

앞으로 10년 이상 더 살 수 있는 그런 개들이 주인에게 버려져 보호소에서 생을 마감합니다. 너무도 안타까운 일입니다.

주인에게 버려져 서울 강서구 봉제산에서 떠돌던 비글 봉순이도 보호소에 갔던 경우입니다. 유기견 구호활동을 하다보면 주인들이 개를 버리면서 심지어 예쁘게 옷까지 입혀 버리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됩니다.

봉순이도 몸에 하네스를 착용하고 있어 혹시 줄이 풀어진 강아지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동네 곳곳에 전단지를 붙이고 주인을 찾아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봉순이는 경기 양주시에 있는 동구협(동물구조관리협회) 보호소로 갔고, 그곳에서 10일간 머물게 됐습니다.

동구협 입양공고에 올라온 봉순이.ⓒ News1

그런데 정말 다행히도 봉순이를 동구협으로 보냈던 분께서 강아지가 안락사 된다고하니 마음이 너무 아파 우리 팅커벨프로젝트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구조위원회의 승인을 얻고, 정회원들의 동의를 얻어 마침내 봉순이를 안락사 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팅커벨프로젝트 대표인 뚱아저씨가 봉순이를 데리러 동구협에 갔던 날. 처음 만난 봉순이는 뭔가 조금 주눅 들어 있는 듯 했지만 곧 뚱아저씨를 보고 반가워했습니다.

매번 동구협에 유기견들을 데리러 갈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보호소에 있던 아이들은 그곳을 나와 뚱아저씨 품에 안기는 그 찰나, 표정이 확 바뀌고 숨소리조차 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강아지들이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죽음의 공포와 삶의 느낌 그 차이를 아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봉순이를 품에 안았고, 봉순이는 자신이 살았다는 것을 안 것 같았습니다. 봉순이 건강에 어떤 이상이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 연계동물병원으로 가 건강검진을 했습니다.

다행히 이상은 없었고, 구조한 모든 강아지들이 그러하듯 봉순이도 중성화수술을 진행했습니다.

넓은 마당이 있는 리버하우스 위탁소에서 지내는 봉순이.ⓒ News1

팅커벨프로젝트에서 구조한 모든 개들은 보호소에서 나온 후 2주간 격리기간을 갖습니다. 그동안 혹시 모를 홍역, 파보, 코로나 등과 같은 전염성 병원균 보균 여부를 확인한 뒤 안전하면 다른 강아지들과 함께 지냅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병원에 있는 2주일간 뭔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는지 다소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심지어 동물병원 수의사도 물었다고 합니다.

제가 처음 안았던 봉순이는 그런 공격성 있는 강아지가 아니었는데 갇혀 있는 동안 몹시 불안한 느낌을 받아 그런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아니야, 이제 너는 괜찮아. 너를 위해서 그렇게 한거니까 봉순아 네가 이해줘야 돼."

봉순이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안심 시켰습니다. 그리고 활동성이 강한 봉순이를 위해서 실내 공간인 팅커벨입양센터 대신 넓은 마당이 있는 리버하우스 위탁소로 옮겨 그곳에서 지내도록 했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 보호소에서 구조한 봉순이 남은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공개됩니다.)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와 순심이. ⓒ News1

woo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