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100주년, 주시경 최초 국어사전 원고 '말모이' 복제본 공개

특별기획전 '일구이륙 무한이륙'…한글날 걸어 온 길 되짚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2일~2027년 2월 9일

말모이원고_복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한글날이 올해로 제정 10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국립한글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한글학회,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손을 잡고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2일부터 한글날 제정 100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일구이륙 무한이륙'이 개최된다, 2일부터 내년 2월 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한글날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는 대규모 행사다. 1926년 첫 기념식이 열린 이후 오늘날까지 한글을 지키려 애쓴 사람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행사는 총 3부로 구성되어 관람객을 맞이한다. 1부에서는 한글날이 국경일과 공휴일로 지정되기까지의 험난했던 과정을 소개한다. 2부에서는 옛날에 한글을 부르던 말인 '가갸'의 유래를 살피고, 조선어학회가 목숨 바쳐 지켜낸 우리말의 역사를 조명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앞으로 다가올 한글의 백 년 뒤 모습을 상상해 보는 이색적인 체험 공간이 펼쳐진다.

'일구이륙 무한이륙' 展 전시전경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특히 이번 전시에는 귀중한 유물들이 대거 공개된다. 주시경 제자들이 편찬한 최초의 국어사전 원고인 '말모이' 복제본과, 일제강점기 압수당했다가 광복 직후 서울역에서 극적으로 발견된 '조선말 큰사전' 원고가 눈길을 끈다.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소장된 해외 음절표를 비롯해 과거 다양한 모습으로 유통되던 한글 음절표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며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옛 달력에서 한글날을 찾아보는 빛나는 한글날 체험부터, 한글 음절 배열로 운수를 점쳐보는 코너까지 준비됐다. 특히 A) 모델을 통해 미래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단어를 입력하면 100년 뒤 한글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답변받는 체험은 관람객에게 색다른 재미와 깊은 울림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 점자 안내서와 수어 영상도 함께 마련되어 누구나 불편 없이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 썼다.

'일구이륙 무한이륙' 展 포스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100주년 기념행사가 단순한 과거의 회상을 넘어, 한글이 지닌 소중한 가치를 앞으로의 세대와 함께 나누고 확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로 박물관 측이 인공지능 기반 체험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젊은 세대와 미래 독자들이 한글을 고정된 역사적 유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소통의 도구로 체감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한글의 과거와 미래를 입체적으로 만날 좋은 기회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