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듣고 온몸으로 휘감는 먹빛의 반란"…국제 서예교류전 '공명'

인사동 우림화랑 30일~10월 26일

김양동, 만고상청(萬古常淸) 60.5x105cm, 한지,먹,토채, 2023년(좌)와 장아이궈, 聽松 소나무 소리를 듣다, 138 × 69cm (우림화랑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종이 위에서 멈춰 있던 검은 먹물이 소리와 가상현실을 입고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 오랜 세월 낡은 옛것으로만 여겨지던 서예가 최첨단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한국과 아시아 서예가 50여 명의 붓끝이 한곳에 모여 서로 다른 먹빛을 뽐내는 2026 국제 서예교류전 '공명'(Resonance)이 30일부터 10월 26일까지 서울 인사동 우림화랑 B1~2F에서 펼쳐진다. 공식 개막 행사는 10월 1일 오후 5시에 열린다.

이번 전시는 문자를 바르게 베껴 쓰는 관습적인 틀을 과감히 깨부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이어지는 전시장은 감각의 실험실이다. 관람객은 지하 1층에서 벼루에 먹을 갈고 화선지를 스치는 소리를 오디오 다큐멘터리 '소리로 품은 대지'를 통해 귀로 먼저 만난다. 이어 2층으로 올라가면 관람객의 팔과 어깨 움직임이 디지털 획으로 변하는 확장현실(XR) 체험 '몸으로 쓰는 획'이 기다린다. 내 몸짓이 그대로 붓이 되는 색다른 경험이다.

서예가들의 깊은 대화도 이어진다. 10월 2일 오후 3시에는 아시아 작가들이 붓을 쥐어 온 삶을 이야기하는 국제 라운드 테이블 '오늘의 서예, 서로 다른 시선'이 시작된다. 10월 10일 오후 2시에는 기획 대담 '서예, 감각의 경계를 넓히다'가, 10월 17일 오후 2시에는 작가와의 만남 '한 획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잇달아 관객을 찾는다.

행사를 주관한 한국서예술협회 이종선 회장은 "다양한 문화권의 서예가들이 붓과 먹을 통해 한자리에서 교감하며 현대 서예가 나아갈 길을 함께 찾는 소중한 마당이 될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전시를 연출한 최재석 기획자 역시 "옛 서법을 답습하는 데 머물지 않고, 오늘날 변화한 세상 속에서 필묵이 우리 몸과 마음에 어떤 떨림을 주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