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뒤 알았다" 박혜진 해명에 '쓴웃음'만 [리더 없는 타운홀 미팅]③
"왜 예술인이 지원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용역 계약서를 쓰나"
용역·입찰의 정착은 책임 전가의 방식…기관엔 예술적 성취와 전문성 '축적 불가'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박혜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이 선임됐을 때 가장 먼저 해야할 말은 '1년이 지나서야 알았다'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안전하게 만들겠다'는 대책이어야 했습니다."
임인자 독립책방 '소년의 서'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 대학로 씨어터광장에서 열린 포럼 '리더 없는 타운홀 미팅'에서는 박혜진 국립오페라단장을 직격했다. 박 단장은 서울시오페라단 단장 재임 당시인 2023년, 합창단원 성악가 안영재 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책임 회피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박혜진 국립오페라단장은 지난 5월28일 기자회견에서 "저도 굉장히 억울했다, 경찰 조사를 통해 무혐의 불구속 송치로 끝났다"며 "안영재 씨 사고는 일어난 지 1년이 지나서야 알았다, 제가 캐스팅한 것이 아니었기에 누군가 제게 말을 해주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임인자 대표는 "박 단장은 사고와 관련해 자신에게 책임이 없고 당시에는 사고를 알지 못했으며 1년 뒤 알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며 "과연 안전 문제가 1년 뒤에 알아야 하는 문제인지 정말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사고 당시 공연은 서울시오페라단과 민간 협력단체가 함께 제작했고, 안씨는 협력단체 소속으로 참여했다. 임 대표는 이 같은 제작 구조가 원청 기관과 협력단체 사이에서 지휘·감독과 안전관리 책임의 경계를 흐렸다고 주장했다.
공연예술인들은 건별 고용과 용역 중심의 제작구조를 그대로 둔 채 박 단장 개인의 법적 책임만 따져서는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봤다. 공공예술기관이 용역·입찰 구조를 통해 책임을 외부로 넘기고, 내부에는 예술적 비전과 전문성이 축적되지 않는 것이 정착됐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우연 전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 극장장은 "재단 시절에 우리는 시설관리공단이 되는 것 같다고 자주 얘기했다"며 "왜 예술인이 지원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용역 계약서를 쓰고 있는지, 왜 입찰을 해야 하는지, 왜 민간이 했던 일을 공공이 빼앗아 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했다"고 말했다.
우 전 극장장은 "이런 상황에서는 예술기관 안에 지적 재산이나 예술적·철학적 리더십의 자산이 누적될 수 없다"며 "예술적 비전이 없는 기관장, 공동화된 기관, 제도 안에 포섭되는 예술가들로 현장이 구성되면 우리가 바라지 않는 끔찍한 예술 현장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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