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안무가' 다미앵 잘레 "인간은 늘 방랑하며 나아가는 존재죠"(종합)

22일 '다미앵 잘레·코헤이 나와' 기자간담회 열려
GS아트센터, 오는 24~26일…28일엔 쇼케이스도

벨기에·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다미앵 잘레(GS아트센터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플래닛'(planet·행성)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어 '플라네테스'(planētes)에서 유래했습니다. '방랑자'라는 뜻이죠.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은 늘 방랑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존재라는 점, 그리고 인간의 회복탄력성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벨기에·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다미앵 잘레(50)는 일본 조각가 코헤이 나와(51)와의 협업작 '플래닛[방랑자]'의 작품 의도를 설명했다.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는 '플래닛[방랑자]' 공연을 앞두고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작품의 공동 창작자인 다미앵 잘레와 코헤이 나와가 참석했다.

'플래닛[방랑자]'는 몸과 물질의 관계를 탐구한 작품으로, 두 창작자의 예술 세계가 집약된 대표작이다. 60분 동안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끊임없이 떠돌며 살아가는 인간의 속성을 그려낸다. 2021년 파리 샤이오 국립무용극장에서 초연됐으며,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안무와 시각예술의 완벽한 융합, 놀라운 퍼포먼스"라고 평했다. 이후 네덜란드, 독일, 일본, 오스트리아 등 세계 각국에서 관객과 만났다.

코헤이 나와는 "'플래닛[방랑자]'를 만들 당시에는 환경 문제뿐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까지 있었다"며 "다미앵과 저는 그런 상황 속에서 신체 표현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함께 토론했고, 가혹한 환경에 저항하며 방황하는 생명의 모습을 그려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에서는 모래, 감자전분, 슬라임, 안개 등 다양한 물질이 8명의 무용수와 어우러져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검은 모래는 광활한 우주이자 황폐한 대지를 연상시키는 공간을 구현하고, 감자전분은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재료로 활용된다.

'플래닛[방랑자]' 공연 모습ⓒYoshikazu Inoue
"체험이 가장 중요…경이로운 느낌 선사할 것"

다미앵 잘레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신체를 바라보는 여러 관점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무용수들은 1시간 내내 무대를 떠나지 않은 채 다채로운 움직임을 선보이며 기술적·감정적으로 폭넓은 이미지를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갈대' 장면에서는 무용수들이 액체로 만들어진 재료에 발을 딛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근육을 개발해 사용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무용수들에게 녹록지 않은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관객들이 공연장을 나설 때 어떤 감정이나 질문을 품고 돌아가길 바라느냐고 묻자, 코헤이 나와는 "관객이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한다고 한정하고 싶지는 않다"며 "조각적 요소와 무대예술, 현대무용 등 여러 요소가 담겨 있어 다양한 세대와 국적의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직접 체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미앵 잘레도 "이 작품은 관객 스스로 무대의 서사와 이미지를 완성하도록 만든다"며 "추상적인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관객의 사유를 끌어내고, 경이로운 느낌을 선사할 것"이라고 했다.

'플래닛[방랑자]'는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GS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이어 28일에는 두 예술가의 또 다른 예술 실험을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세계적인 현대무용단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 1)와 협업한 댄스필름 '미스트' 상영과 함께 두 사람의 최신 창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쇼케이스 '프리즘'도 펼쳐진다.

코헤이 나와(왼쪽)와 다미앵 잘레(GS아트센터 제공)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