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재해석, 가구를 넘어 예술로"…시대를 초월한 오브제들

갤러리 채율, '아트부산2026'서 전통 공예품 모던 디자인으로 선봬

개화 나전 원형테이블 (갤러리 채율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전통 공예는 박물관 유리창 안에 갇혀 있어야만 할까. 갤러리 채율은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리는 ‘아트부산2026’은 이러한 고정관념에 도전장을 내민다. 특히 가구와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들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 계획이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옛것의 특징을 현대적인 생활 방식에 어떻게 녹여냈느냐는 점이다. 과거의 장식 기법인 자개를 활용해 꽃이 피는 모양을 가구에 담아내거나, 차가운 금속 소재에 한국적인 곡선미를 더하는 식이다. 이는 단순히 옛 물건을 흉내 내는 수준을 넘어, 전통이 현대 디자인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눈에 띄는 실험은 이질적인 소재와 공법의 만남이다. 규격화된 조립식 가구에 수작업으로 완성한 옻칠이나 칠보 공예를 접목한 시도가 대표적이다. 기계가 만든 정교함과 사람 손이 만든 따뜻함이 한 물건 안에서 섞이는 모습은 우리 공예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모란꽃 은칠보 항아리 (갤러리 채율 제공)

갤러리 채율의 관계자는 "오래된 기술이 오늘날의 주거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며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도 충분히 예술적인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이번 전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보기 좋은 물건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회화 작품과 가구가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연출은 관람객에게 입체적인 경험을 준다. 전통이라는 뿌리가 현대라는 토양에서 어떻게 새로운 꽃을 피우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