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려야 중심이 잡힌다"…17인 작가가 그린 '움직이는 조각'
'밸런스 인 모션(Balance in Motion)'전
갤러리 P21 7월 4일까지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흔히 '균형'이라고 하면 꽉 멈춰있는 상태를 떠올린다. 하지만 진짜 균형은 끊임없이 흔들리며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가 아닐까. 조각의 역사에서 '움직임'이라는 화두를 던졌던 모빌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특별한 전시가 찾아온다.
갤러리 P21은 14일부터 7월 4일까지 국내 작가 17명이 참여하는 기획전 '밸런스 인 모션'(Balance in Motion)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아트 어드바이저 채민진과 손을 잡고, 서양 미술의 주요 형식인 모빌을 우리 시대 작가들의 독특한 시각으로 다시 그려냈다.
참여 작가는 권오상, 김민애, 구현모, 듀킴, 로와정, 문이삭, 안태원, 양정욱, 오묘초, 오종, 윤지영, 윤정민, 이은우, 이동훈, 이동현, 임민욱, 최하늘 등 총 17인이다. 이들은 쇠, 나무, 흙은 물론이고 페트병이나 갑오징어 뼈 같은 일상의 재료를 활용해 공중에 떠 있는 위태롭고도 아름다운 균형을 선보인다.
오종은 아주 가벼운 재료로 공간의 미세한 공기 흐름에 반응하는 조각을 보여주고, 권오상은 묵직해야 할 조각의 고정관념을 깨고 사진 이미지를 활용한 '가벼운 조각'을 제시한다. 양정욱은 모터와 실을 이용해 기계가 움직이는데도 마치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따뜻한 서사를 만들어낸다.
박미주 독립큐레이터는 "17인의 작가가 고정된 목표가 아닌 유연한 조율의 과정으로서 균형을 제안하며, 중력과 시간, 물질과 이미지가 교차하는 찰나의 긴장을 공간에 펼쳐놓는다"며 "작품들을 통해 삶의 불완전함을 수용하며 나아가는 존재의 아름다움을 마주할 수 있다"고 전했다.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늘 '안정'을 갈구한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역설적으로 "흔들려도 괜찮다"고 말한다. 실에 매달린 조각들이 바람에 몸을 맡기며 조금씩 위치를 바꾸는 모습은 매일매일 변하는 환경 속에서 치열하게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과 닮아 있다.
17명의 작가가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잡아낸 '찰나의 균형'을 따라가다 보면, 불완전하기에 오히려 더 아름다운 생의 리듬을 발견하게 된다. 꽉 막힌 벽이 아닌, 탁 트인 공중에서 펼쳐지는 이 유연한 예술의 향연은 삭막한 도심 속 우리에게 쉼표 하나를 선물해 준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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