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막 일본어 공연"…일제강점기 소학교 배경 연극 '국어의시간'

극단 백수광부 창단 30주년작

연극 '국어의시간' ⓒ윤헌태_극단백수광부제공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극단 백수광부가 창단 30주년 기념작으로 연극 '국어의시간'을 15일부터 24일까지 서울 CKL스테이지에서 재공연한다.

연극 '국어의시간'은 일제강점기 경성의 한 소학교를 배경으로, 일본어를 '국어'로 가르쳐야 했던 조선인 교사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작품은 언어를 둘러싼 권력과 질서, 개인의 생존 문제를 교실 안 인물들의 선택으로 풀어낸다.

이 작품은 전막을 일본어로 공연하고 한국어 자막을 택했다. 관객은 한국어 자막과 함께 공연을 보며 익숙하지 않은 언어 속에서 인물들의 관계와 감정을 따라가야 한다.

극단은 이 낯선 언어 환경이 당시 교실의 분위기를 더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하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낯섦과 불편함이 오히려 작품의 몰입을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배우들은 일본어 대사를 단순히 외우는 데 그치지 않고 발음과 억양, 호흡, 감정까지 함께 구축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준비 과정은 무대 위에서 언어와 감정 사이의 간극을 드러내며 작품 특유의 긴장감을 만든다.

작품은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되기보다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선택의 순간들을 쌓아 올린다. 일본어를 받아들이는 사람, 끝까지 거부하려는 사람,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사람들이 교차하며 복합적인 인간 군상을 만든다.

첫 공연일인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작품의 배경인 학교와 교사의 맥락이 이 시기와 맞물리며, 무엇을 가르치고 어떤 언어를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극단 백수광부는 1996년 창단 이후 공동창작과 문학적 텍스트를 넘나들며 작업해 온 극단이다. 30주년을 맞은 올해는 '국어의시간'을 시작으로 '다 내 아이들', '굿모닝? 체홉', '화염'을 차례로 올릴 예정이다.

공연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7시, 토요일과 일요일은 오후 3시에 진행한다. 공연시간은 쉬는 시간 15분을 포함해 165분이며, 만 8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출연은 권다솔, 김두은, 린다전, 박제훈, 서별, 송유준, 이산호, 이하늘, 최줄리, 홍민국, 홍상용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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