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이전, 예술교육 경쟁력 약화"…한예종 '공식 반대'

정치권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국가 자산…학습권 보호 넘어선 집단이기주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전경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한국예술종합학교가 특정 지역 이전을 담은 관련 법안 발의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촉구하는 공식입장을 28일 발표했다. 한예종은 예술교육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이전 논의가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한예종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에는 한예종을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이전하고, 예술전문사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석·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대학원을 설치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예종은 입장문에서 예술교육은 단순한 교실 수업이 아니라 현장과의 상호작용, 전문 인프라 접근성, 예술 생태계 전반의 유기적 결합 속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이전 논의는 교육의 질과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예종은 경쟁력의 핵심으로 '현장성'과 '네트워크'를 꼽았다. 최고 수준의 강사진과 공연·전시 인프라, 예술 현장과의 긴밀한 연계가 학교 교육의 바탕인데, 충분한 준비 없는 물리적 이전은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한 예술교육 시스템의 효율성을 낮추고 국가적 예술 자산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학위 과정 설치와 학교 이전을 한 법안에서 함께 다루는 방식에도 선을 그었다. 한예종은 석·박사 학위 과정 설치는 글로벌 예술교육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입법 과제지만, 학교 이전은 교육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별도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한예종은 지역 균형 발전의 취지 역시 예술의 본질적 가치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논리보다 교육적 가치가 우선돼야 하며, 주무 부처와의 실무 협의와 교육 현장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한예종 학생회가 성명서를 내고 일방적인 이전 추진이 학습권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점도 언급했다. 학교는 이런 목소리를 자발적이고 정당한 의견으로 보고, 학내 구성원들의 문제의식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한예종이 교직원과 재학생이나 특정 지역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 자산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서울에 있어야 한다”고만 주장한다면, 학습권 보호를 넘어선 집단이기주의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한편 한예종은 1993년 설립된 국립 특수목적 예술교육기관이다. 음악·연극·영상·무용 등 6개원 체제로 운영되며 현재 성북구 석관동캠퍼스, 서초구 서초동캠퍼스, 종로구 대학로캠퍼스로 나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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