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는 만능맨…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충전제는 '사랑'"
가족 뮤지컬 '건전지 아빠' 리뷰
-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아빠는 저보다 일이 더 좋은가 봐요. 맨날 일만 하잖아요."
'아빠 껌딱지'인 여섯 살 동구는 늦게 퇴근하는 아빠가 섭섭하다. 아빠와 더 오래 장난감 놀이를 하고 싶지만, 아빠는 일요일에도 출근한다. 동구에게 아빠의 1순위는 '일'이고, 자신은 2순위인 것만 같다.
24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ECC 영산극장. 지난해 여름 초연 당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던 가족 뮤지컬 '건전지 아빠'가 앙코르 공연으로 다시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건전지 아빠'는 전승배·강인숙 부부 작가의 애니메이션 및 그림책 '건전지 아빠'(Battery Daddy)를 원작으로 한다. 일상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하는 AA 건전지에는 오늘을 살아가는 아빠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원작 애니메이션은 2022년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애니메이션 부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비롯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 영화제 골든 게이트상, 네덜란드 카붐 애니메이션 영화제 최우수 어린이 관객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공연은 가족을 향한 아빠의 헌신과 사랑을 잔잔하게 그려낸다. 일이 좋아 야근하는 줄 알았던 아빠는 사실 아들 동구와의 캠핑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밤늦도록 사무실에 남아 일한다. 에너지가 방전된 몸으로 퇴근하더라도 잠든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다시 힘을 얻고, 주말 출근을 앞두고는 아들의 장난감에 건전지를 갈아 끼우는 일도 잊지 않는다.
특히 아빠가 모기와 한바탕 전쟁을 벌이는 장면은 큰 웃음을 자아낸다. 방과 거실을 오가며 전기 모기채를 휘두르자, 어린이 관객들은 "아저씨, 모기 에어컨 옆에 있어요!", "소파 위에 있어요!"라며 얄미운 모기의 행방을 앞다퉈 알려준다. 동구 아빠가 마침내 '모기 잡기'에 성공하자, 객석에선 "우와" 하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작품 곳곳에는 코끝 찡하게 만드는 장면도 적지 않다. "건전지는 못 하는 게 없네, 아빠처럼"이라는 아들의 말에 감격해 아내한테 달려가는 아빠 모습, 동구와 떠난 캠핑에서 "아빠는 지구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된 것 같아"라고 하자 동구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는 순간, 지친 아빠를 엄마와 동구가 꼭 안아 주는 장면이 그렇다.
"아이 보여 주러 갔다가 어른인 내가 울었다", "사춘기에 접어든 초등학생 아이와의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됐다"와 같은 관객들의 후기가 이어진다. 사랑만큼 강력한 충전제는 없다. 모든 아빠는 가족의 사랑으로 다시 충전돼, 정글 같은 일터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공연은 오는 2월 8일까지 펼쳐진다.
js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