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비극부터 303:1 뚫은 대상작까지…국립극단 내년 라인업 공개
'안트로폴리스' 5부작 중 3~5부작, 9~12월 공연
'삼매경'·'그의 어머니' 재연…'역행기' 초연도
-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새해 국립극단이 러시아 명작을 한국적 정서로 변주한 '반야 아재'를 비롯해 고대 그리스 신화의 비극을 탐구한 연극 등 인간 삶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작품들을 잇달아 선보인다.
국립극단은 '2026시즌 라인업'을 공개하고, 자체 제작 공연 7편을 포함해 공동기획과 기획 초청작 등 시대를 담은 연극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먼저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호프의 희곡 '바냐 아저씨'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반야 아재'(번안·연출 조광화)가 5월 22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체호프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극적인 사건을 무대 밖이나 물밑에 숨기는 독특한 작품관으로 알려져 있다. '바냐 아저씨'는 현실에 적응한 인물과 과거·미래를 꿈꾸는 인물들을 교차시키며, 일상의 비극과 희망 사이를 방황하는 인간의 복합성과 고독 등을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또 고대 그리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안트로폴리스' 5부작 가운데 3~5부작을 무대에 올린다. 앞서 1~2부작은 '프롤로그/디오니소스'(연출 윤한솔)와 '라이오스'(연출 김수정)는 올해 초연했다.
내년 공연되는 3~5부작은 '오이디푸스'(9월 24~10월 18일), '이오카스테'(10월 28~11월 21), '안티고네/에필로그'(12월 2~26일)다. 신화의 원형적 서사가 품은 보편적 경험을 통해 인간이 건설한 도시와 문명의 비극적 잔향을 조명한다.
이와 함께 '2024년 국립극단 창작희곡공모'에서 303대의 1의 경쟁률을 뚫고 대상을 받은 김주희 작가의 '역행기'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작품은 8년째 집 밖으로 나가지 않던 인물 '인안나'가 삶을 끝내기로 결심한 순간 지하 세계로 역행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급속한 성장 속에 한국 사회가 외면해 온 문제들을 드러낸다.
올해 국립극단 무대에서 초연한 '삼매경'과 '그의 어머니'도 다시 관객과 만난다. 이 밖에도 인문학 강연 '명동人문학', 거리극 공연 '한낮의 명동극', 희곡 낭독 아카데미 '명동: 낭독으로 잇다' 등 시민 참여형 예술 프로그램들도 진행된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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